알에프세미, 적자 지속에 과중한 차입 부담…유동성 우려 점증
대규모 적자 이후 차입금의존도 40% 넘어
보유 현금성 자산 부족…유동성 위험 가능성
공개 2022-09-22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알에프세미(096610)가 지난 2019년 이후 적자 경영이 계속되며 차입 부담이 점점 더 과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차입금의 구조가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고 보유 현금성 자산이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알에프세미의 연결기준 올해 6월 말 차입금의존도는 43.4%로 위험신호가 켜진 상태다.
 
 
 
최근 5년간 알에프세미의 차입금의존도는 적정기준(30%)을 상회했다. 2017년 31.9%, 2018년 38.4%, 2019년 39.5%, 2020년 46.3%, 2021년 43.8%다. 2021년부터 올해 반기까지 차입금의존도는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표상 과중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가 결국 외부자금 의존도를 키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알에프세미의 매출은 2017년 622억원, 2018년 519억원, 2019년 424억원, 2020년 339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영업이익은 2017년 2억원, 2018년 6억원에서 2019년 -8억원, 2020년 -21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의 경우 매출이 368억원으로 전년보다 반등했고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손실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1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7년 -14억원, 2018년 2억원, 2019년 -30억원, 2020년 -203억원, 2021년 -92억원으로 2018년을 제외하면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실적은 좋지 않다. 매출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억원으로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매출감소와 수익성 부진 등이 발생하다가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 타격을 받으며 영업실적은 크게 나빠졌다. 이후 완전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부진한 수익성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줬다.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2017년 -81억원, 2018년 -79억원, 2019년 -53억원, 2020년 -43억원, 2021년 -68억원, 2022년 반기 -13억원으로 모두 마이너스(-)였다. 일반적으로 FCF가 적자면 외부에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이다. 2022년 6월 말 기준 알에프세미의 총차입금은 354억원인데 이 중 305억원(비중 86.2%)이 단기성차입금이다. 보유 차입금 대부분을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알에프세미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13억원에 불과했다. 갖고 있는 현금으로는 단기성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순차입금의존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2017년 23.7%, 2018년 25.8%, 2019년 34.1%, 2020년과 2021년 각각 38.8%, 2022년 6월 말 41.9%로 차입금의존도와 5%p 이상의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 그 차이는 1.5%p까지 줄어들었다. 알에프세미의 총차입금은 2022년 상반기 354억원으로 2018년 이후 규모가 가장 작았음에도 실적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보유 현금성자산이 줄어들면서 순차입금의존도는 점점 나빠진 것이다.
 
기업의 대출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02.3%로 100%는 넘어섰지만 양호한 기준인 200%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동성 위험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 전액은 우리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만기연장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차입금의 경우 보유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재고자산 등이 담보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표상으로는 유동성 우려를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알에프세미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자기 주식 20만8469억원을 처분, 현금 7억5000억원 가량을 확보했지만 규모로 봤을 때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100억원 규모의 4회차 전환사채(CB)가 남아있어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신주 246만9745주가 발행, 자본확충을 기대할 수 있지만 주가(19일 종가 3005원)가 전환가액(4049원)보다 낮아 현재 전환권 행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듣기 위해 수차례 알에프세미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