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체라, 상장 2년도 안됐는데…쌓이는 적자에 또 자금조달
상장 후 세 번째 자본시장 통한 자금조달
실적 부진에 운영자금·신사업 관련 비용 충당
공개 2022-09-13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빚 의존도에 위험신호가 켜진 알체라(347860)가 실적 부진으로 인해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또다시 자금조달에 나섰다. 앞으로 사업 진행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지만 수익성 개선 시점이 늦어진다면 외부 자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구조를 벗어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체라는 기명식 보통주 4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모집가액 1만650원을 기준으로 총 426억원 모집을 목표로 한다.
 
 
 
이는 지난 2020년 IPO 이후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 번째 자금조달이다.
 
알체라는 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1만원으로 확정했고 상장일 당시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에 가격제한폭인 +30%까지 상승해 마감)하는 등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했다. 당시 192억4800만원을 모집했다.
 
이후 1년이 되지 않은 2021년 9월 운영자금과 타법인증권 취득 목적으로 26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같은 해 11월 같은 목적으로 2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IPO 조달금액까지 포함하면 1년 사이에 약 682억48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가 목표대로 마무리된다면 조달자금은 1108억4800만원까지 늘어난다.
 
알체라는 영상인식 AI 기술을 활용한 얼굴인식 AI, 이상상황 감지 AI 솔루션의 해외시장 진출 등을 위한 인건비, 연구개발비용, 마케팅 비용 등의 운영자금 외에도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플랫폼 개발과 공급, 재가요양전문서비스 플랫폼 등 신사업 자금소요 대비를 IPO, 전환사채,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운영자금과 신사업 진행 비용 등을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영업실적 탓이다. 2016년 설립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하는 수익성으로 인해 현금창출력이 부진하면서 자체적으로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19년 33억원, 2020년 46억원, 2021년 1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2019년 -21억원, 2020년 -51억원, 2021년 -111억원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연구개발과 인건비, 사업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이 매출 이상으로 발생하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2019년 54억원, 2020년 97억원, 2021년 111억원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반기 매출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고 영업손실은 105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6개월만에 영업적자는 1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이 영업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동안 적자로 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지속적인 유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음(-)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전체 현금흐름을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두 번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상장연도에 0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올해 6월 말 491억9100만원까지 늘어났다. 차입금의존도는 74.36%로 수치만 봤을 때는 적정기준(30%)을 훌쩍 뛰어넘는 매우 과중한 수준이다.
 
물론 보이는 수치보다 알체라의 차입부담이 과중하지 않다는 평가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37억원으로 총차입금보다 많다. 즉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일반적으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이면 실질적 무차입구조로 해석한다.
 
 
 
차입금 구조도 전환사채가 중심이기에 전환권 행사 등 가능성도 남아있고 여기에 지난 8월31일 제1회 전환사채를 전액 취득, 소각이 진행돼 있어 총차입금은 260억원 가량 줄어들 예정이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효과까지 고려하면 차입부담은 수치보다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한 잦은 자금조달은 주주가치 희석 등을 이유로 주주들이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이후 추가적으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알체라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사업의 성과가 저조하거나 장기적인 사업계획이나 자금운용계획을 적절하게 수립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결국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 추가적인 자금조달 없이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으로 각종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재 영업실적이 상장 당시 제시했던 추정실적(2021년 매출 155억원, 영업이익 24억원 등)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계획했던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익성 개선 시점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알체라는 작년 전환사채와 올해 유상증자로 운영자금과 신사업 관련 비용을 선제적으로 확보했으며 향후 3년 정도로 조달한 자금 사용계획이 세워졌기에 추가적인 현재는 유상증자 이후 자금조달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성과가 나오는 점도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체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는 AI 솔루션의 기술 수준을 높여나가는 시기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며 “eKYC(비대면 본인인증 서비스)이나 FireScout(산불조기 감시) 등 월과금 형태의 솔루션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연간수익을 받쳐준다고 하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