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호탄 쏜 유바이오로직스…과거와 달라진 현금창출력
현금창출력 살아나며 현금성자산 118억원 확보
비용 부담에도 재무안정성·현금유동성 '양호'
유비콜 매출 비중 88%…캐시카우 다변화 전략 '촉각'
공개 2022-09-02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자 펜데믹 피해를 받았던 유바이오로직스(206650)의 현금창출력이 살아났다.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인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수요가 국제 캠페인 정상화에 따라 회복된 영향이다. 다만 코로나19 기간 높은 실적 변동성을 보여줬던 만큼 유비콜 의존도를 낮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당면한 과제다.
 
유바이오로직스 사옥 전경. (사진=유바이오로직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57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영업현금흐름(31억원)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주식선택권 행사 등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 또한 양전환했으며, 약 120억원 정도의 유·무형자산 취득에도 3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하며 투자활동현금흐름도 플러스 기조를 나타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결과적으로 상반기에만 77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확보했다.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40억원)보다 195% 증가한 118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가장 피해를 입은 기업 중 한곳으로 꼽힌다. 주요 수입처인 유니세프가 콜레라 예방캠페인을 잠정 중단하며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수익성까지 급격히 악화됐다.
 
회사의 매출액은 2019년 331억원에서 2020년 285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98억원에서 –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콜레라 예방캠페인이 재개되며 매출액은 394억원까지 회복했으나, 코로나19 백신(유코백-19) 개발 등 R&D 비용 증대로 7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연결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까지 영업손실 3억원의 적자 기조가 지속됐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세전손실) 비중이 2020~2021년 상반기까지 50%를 넘겼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발행했던 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잔여물량이 작년 8월 보통주로 전환되는 등 자본잉여금이 확보되며 관리종목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탓에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바이오로직스는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11억원의 영업이익과 5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 본격적인 흑자경영에 진입했다. 상반기 세전이익은 8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실적을 회복한 것이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부채가 24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1.5% 가량 증가하며 부채 또한 4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된 2209억원의 자본잉여금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32.3%이다.
 
단기차입금(25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60억원), 기타금융부채(50억원) 등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가 142억원으로 단기 상환 부담이 있지만, 이를 상회하는 현금성자산(118억원), 장단기금융상품(114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리스크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불안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비콜의 상반기 매출액(223억원) 비중이 여전히 88%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112억원) 비율도 44.3%를 나타내고 있어 지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완화에 따른 높은 실적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캐시카우 다변화를 위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유비톡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면역증강제 공급이 새로운 수익모델로 고려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것은 콜레라 백신의 매출 호조와 환율효과가 컸다”라며 “반기 기준 당사 매출의 88%가 콜레라 백신 매출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모멘텀 강화를 위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 면역증강제 공급 등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유코백-19의 경우 올해 4분기 3상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