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테크, 적자 지속에 수천억 빚 더비…'악순환' 굴레
2020·2021년 대규모 적자에 늘어난 차입금
전환사채 등 구조 변화로 상환·이자부담 낮춰
장기차입금 증가로 차입 부담 지속 가능성 높아
공개 2022-08-26 06: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에이스테크놀로지(에이스테크(088800))의 빚의 굴레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에 차입 부담은 과중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전환사채(CB) 등 장기차입금을 발행해 유동성장기부채와 단기차입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해나가고 있지만 '빚내서 빚갚기' 식의 악순환에 빠져들어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에이스테크놀로지의 올해 6월 말 부채비율은 416.4%로 지난해말 대비 28.2%p 하락했지만 여전히 적정기준(200%)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0.2%p 떨어지며 소폭이나마 개선됐지만 56.4%로 차입부담이 상당하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부채와 차입금 규모는 축소됐다. 2019년 2914억원, 2020년 2815억원이던 부채총계는 지난해 3124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올해 반기 2993억원으로 감소했다. 총차입금은 2019년 1816억원, 2020년 1934억원, 2021년 2166억원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6월 말 299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그럼에도 실적 부진에 따른 결손금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 등을 영향으로 보유 자산과 자본 대비 채무부담은 과중하게 유지되고 있다.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2018년 매출 3773억원과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으나 2019년의 경우 매출은 3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0.34% 늘어났음에도 5G용 Global향 기지국안테나·필터 연구개발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고객사들의 5G 투자가 지연됐으며 이에 2020년 매출은 전년보다 44.33% 줄어든 2108억원을 냈고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는 매출 232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며 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로 영업손실 355억원을 기록, 적자규모를 크게 줄였다.
 
 
 
문제는 2년 동안 실적 악화로 인해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크게 줄었다는 데 있다. 실제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2019년 178억원에서 2020년 -675억원, 2021년 -705억원으로 악화됐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면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진다고 해석되는데 이 기간 부채비율을 보면 2019년 326.8%에서 2020년 393.7%, 2021년 444.6%까지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9년 47.7%에서 2020년 54.8%, 2021년 56.6%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억원)보다 손실폭을 축소했으며 잉여현금흐름은 1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더구나 올 들어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올해 6월 말 총차입금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금융비용은 112억원으로 작년 말(85억원) 대비 31.76% 늘어났다. 지난 4월과 6월에 사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150억원, 200억원, 50억원을 조달했는데 이자율이 각각 9%, 11%, 8.5%에 달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전환사채 등 상환기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은 낮은 차입을 발생해 유동성장기부채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올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7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34% 줄었으며 유동성장기부채는 240억원으로 67.07% 감소했다. 반면 사채는 864억원, 장기차입금은 255억원으로 각각 72.8%, 259.15%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전환사채 250억원, 8월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250억원을 발행했으며 올해 4월에는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다시 발행했다. 이들의 표면이자율은 모두 0%이다. 지난 18일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 이 중 16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고 공시했는데 계획대로 상환을 할 경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자회사 구조조정 등 비용효율화를 이룬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 내년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실적 성장으로 인한 내년 기업가치 상승으로 전환권 등이 행사, 자본확충 효과로 채무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차입금의 질적인 구조 변화를 해왔다”라며 “이를 통해 대출 연장, 상환 부담 감소와 이자비용 축소 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인도 시장의 본격적인 5G투자가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매출이 증가,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라며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만큼 추후 차입 부담 완화에 큰 도움이 되는 전환권 행사 등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