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 상반기 매출 동반 성장…영업이익은 '희비'
삼성바이오·녹십자·한미·대웅·보령·동아ST, 매출·영업익 증가
유한·종근당·일동, 매출 증가에도 R&D 비용 늘며 수익성 하락
공개 2022-08-01 18:29:23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매출액이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질적인 경영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IB토마토가 1일까지 올해 상반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유한양행(000100)녹십자(006280)종근당(185750)한미약품(128940)대웅제약(069620)보령(003850)일동제약(249420)동아에스티(17090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국내 주요 제약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녹십자·한미·대웅·보령·동아, 매출·영업이익 동반 증가
 
이들 제약사 중 상반기 가장 큰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6730억원)보다 무려 72.8% 증가하며 급격한 외형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61억원, 당기순이익은 2990억원으로 각각 43.6%, 63.8% 증가했다.
 
이번 실적 상승은 올해 2분기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손익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실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전량을 약 2조7655억원에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녹십자는 세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8402억원으로 전년 동기(6698억원) 대비 25.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9억원, 당기순이익은 289억원으로 각각 241%, 15.6% 증가했다.
 
남반구향 독감백신이 역대 최대치인 66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혈액제제 해외 매출도 단가 인상·판매량 증가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사업 부문별로는 혈액제제 1060억원, 백신 844억원, 전문의약품(ETC) 811억원 등으로 모두 순성장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상반기(5496억원)보다 16.9% 증가한 637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704억원)과 당기순이익(481억원)도 53.7%, 52.8%씩 대폭 증가했다. 자체 기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등 개량·복합신약의 성장과 중국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매출액이 5659억원으로 전년 동기(5147억원) 대비 9.9% 늘었다. 영업이익은 28.8% 증가한 603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8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ETC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3428억원, 영업이익은 46.8% 늘어난 32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김정균(37)·장두현(46) 각자 대표체제로 돌입한 이후 시작한 캐시카우 다변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어가는 모습이다. IR보고서를 살펴보면 2분기에만 고혈압 신약 카나브패밀리의 매출 21% 늘었을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163%, 항암 60% 등 사업 부문별로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동아에스티도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ETC 부문, 해외사업 부문, 의료기기/진단사업 부문 등 전 사업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액 3137억원(8.8%↑), 영업이익 122억원(40.0%)을 달성했다.
 
유한·종근당·일동,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감소…SK바사는 모두 하락
 
다수의 제약사가 외형 성장을 이루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익성 확보 측면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으로 가장 큰 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은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한 금액으로 매출액(8657억원)이 11.3% 증가한 것과는 대조된다. 주요 일반의약품(OTC), ETC이 성장을 견인하며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라이선스 수익 감소, 연구개발(R&D) 비용, 광고선전비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종근당은 상반기 매출액 7028억원, 영업이익 5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것이다. HK이노엔(195940)과 공동 판매하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 등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판매관리비, R&D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라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제약도 매출액은 17% 늘며 3212억원을 기록했지만, R&D 비용 증대로 인해 적자 폭이 커졌다. 회사는 상반기 3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손실액인 226억원보다 38.9% 확대된 것이다. 회사는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IR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과 코로나19, 대사질환, 암, 심혈관질환, 신경질환, 안과질환 등 20여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까지 실적을 공시한 주요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 영업이익 모두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2254억원을, 영업이익은 29.1% 줄어든 849억원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백신 수요 감소가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