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사회환원으로 시작…현재는 244개 기업 투자한 AC
창업이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와 능력
아시아 No.1 AC되는 것이 목표
공개 2022-08-01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산업의 패러다임이 대기업 위주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연구중심 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되며 창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가 ‘제2벤처붐’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00년 6만여개였던 신설법인은 2020년 12만개를 넘어섰으며, 같은 기간 창업 관련 키워드가 등장하는 언론기사도 5만여개에서 10만여개로 두 배 증가했다.
 
2010년대부터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는 기사는 2010년 167개에서 2019년 3만5164개로 무려 2만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의 벤처기업과는 다른 별도의 정체성을 가진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다. 창업·벤처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한 층 다채로워졌다는 의미다.
 
불확실성도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빠른 속도로 비대면 전환이 이뤄졌으며, 한 세트로 찾아온 인플레이션 우려에 증시는 얼어붙었다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후변화와 환경문제가 새로운 국제사회 화두로 떠오르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있어 투자금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시련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각종 기술을 융합한 ‘기술 스타트업’ 창업가에겐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 34곳 중 29곳은 모두 혁신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이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사진=씨엔티테크)
 
이런 상황에서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창업이란 기술로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투자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시장에서 요구하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전 대표는 연간 거래량 1조원이 넘는 외식주문중개 플랫폼 ‘씨엔티테크’의 창업자다. 씨엔티테크는 KT(030200)와의 수주전에서 승리, 현재 시장점유율 94%를 차지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시작, 후배 창업가 육성에 집중했다.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AC)이자 팁스(TIPS) 운영사로 발돋움한 씨엔티테크의 육성 기업은 4000여개, 투자 기업은 244개사에 이른다. 투자사 누적 매출은 2000억여원이다. 씨엔티테크의 투자를 받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푸드 스타트업 ‘쿠캣’, 의료 AI 전문기업 ‘휴런’ 등이 있다.
 
다음은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왜 엑셀러레이팅에 집중하게 됐나?
△처음에는 사회환원 활동 차원이었다. 2012년쯤 씨엔티테크가 외식 주문중개 플랫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로 알려지고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찾아왔다. 여러 가지 교육, 멘토링을 했었는데, 자연스레 투자 제안을 받았다. 당시에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대를 하지 않고 투자를 단행했다. 첫 엑시트가 이뤄진 것은 2018년도였다. 쿠캣과 케이플러스, 만나플래닛 등 피투자회사 3곳으로부터 전체 투자금의 2.5배 정도의 금액을 회수했다. 이후 2019년 엑셀러레이팅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했으며, ‘5g 엑셀러레이터 2.0’ 시기에 3년간 200건이 넘는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했다.
 
-‘5g 엑셀러레이터 2.0’에 대해 설명해달라
△초반 7년 반 동안은 ‘전화성의 어드벤처’라는 이름으로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했다. 당시 스타트업 40개사에 평균 5000만원을 투자했다. 기수제 방식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1년에 두 번씩 묶어서 투자를 집행했다. 반면 5g 엑셀러레이터 2.0은 실시간 대응이 특징이다. 365일 24시간 열린 상태에서 사업 검토, IR 등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
 
씨엔티테크 엑셀러레이팅 실적 개요. (사진=씨엔티테크)
 
-주목하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가 있는가?
△한 가지 분야만 특정해서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아무래도 소프트웨어(SW) 전문성 기업으로서 ICT 기술이 강조된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분야만 놓고 보더라도 순수 바이오 연구개발(R&D) 기업보다는 AI나 ICT 기술을 접목시킨 융합형 기업에 더욱 주목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기술이다.
 
-스타트업 성장가능성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니콘 기업 가능성보단 중규모 기업으로 성장해 시리즈B 투자까지 유치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려한다. 사람을 중점적으로 본다. 실제로 막상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을 보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초기 사업계획서대로 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판단하고 바뀐 사업계획을 적용할 창업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이란 시장 안에서 소비자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한 대가로 비용감소, 매출 발생 등 부가가치를 취한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여러 가지 불편 상황과 문제를 기억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보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계획은?
△엑셀러레이팅에 계속 집중할 계획이다. 아시아 No.1 엑셀러레이터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사내교육 자료를 통해 엑셀러레이팅 심사역 인증시험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처음 시험이 치러졌고, 1~4회 시험을 통해 누적 8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