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저축, ‘PF대출’ 비중 업계 최고…금융당국 눈치 부담
PF대출 규모 커지며 한도금액 70% 넘겨
금감원, 부동산PF 경고하며 대손충당금 점검
공개 2022-07-25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업계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가장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F대출 신용공여 금액은 한도금액의 70%를 넘어선 상태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 변동성이 커져 부실 리스크 우려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에 대한 눈치까지 이중고를 겪는 모양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부동산 PF대출 신용공여 금액이 8899억원으로 총대출 합계(6조1979억원)에서 14.4%를 차지했다. PF대출 규모가 지난해 6932억원 대비 28.4%(1967억원) 증가하면서 비중도 1.9%p 상승했다.
 
회사의 PF대출 비중은 주요 저축은행 5곳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PF대출 금액과 총대출 내 비중을 살펴보면 △웰컴 5725억원(10.5%) △OK 9429억원(8.5%) △페퍼 1105억원(2.1%) △SBI 1137억원(0.9%) 등으로 집계된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 PF대출 신용공여 금액이 한도금액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확인된다. PF대출의 한도금액은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총 대출액의 20%로 제한된다. 한도금액 준수 현황은 현재 한국투자저축이 71.8%로 가장 높고 △웰컴 52.4% △OK 42.5% △페퍼 10.2% △SBI 4.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 부동산금융 전반에 대한 의존도가 업계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가 총 2조6003억원으로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0%에 달한다. 여기에는 PF대출 외에 부동산업(1조5101억원)과 건설업(2003억원)이 포함된다.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금융 신용공여 금액과 비중이 △웰컴 1조6543억원(30.3%) △OK 2조6843억원(24.2%) △SBI 1조1708억원(9.5%) △페퍼 4708억원(8.7%) 등으로 집계된다.
 
PF대출의 연체액과 연체율은 1분기 기준 한국투자저축이 각각 121억원과 1.36%로 나온다. 페퍼는 연체액이 발생하지 않았고, SBI는 3억원(0.27%)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웰컴은 80억원(0.01%)인데 해당 연체 건이 2분기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OK는 290억원에 3.07%로 확인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원은 “한국투자저축은 지난해 기준 사업장별 평균 PF대출 규모가 40억원 수준이고,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다”라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증가하면서 대출 포트폴리오 위험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금융은 최근 금리 환경과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PF대출은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하고 해당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차입원리금에 대한 상환재원으로 삼기 때문에 부실 우려 리스크가 뒤따른다.
 
지난해 이전까지 시중 유동성은 초저금리 장기화로 높은 수익률을 쫓아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 그러나 코로나 완화 이후 글로벌 금융긴축 기조가 강해지면서 금리가 급격히 올랐고,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침체국면 진입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험성을 감지함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도 PF대출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저축은행 CEO와 만나는 자리에서 부동산금융 등 리스크가 높은 대출에 대한 관리를 당부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로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PF대출 사업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건설원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부동산금융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PF 사업장의 공사 중단이나 지연 가능성을 고려하고 사업성 평가와 대손충당금 적립을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부평지점 (사진=네이버지도)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부동산 PF대출 점검 과정에 있다”라면서 “대손충당금의 경우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적절하게 설정이 되어 있는지 살펴본다”라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 분류는 회수 가능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구분하는데, 사업 평가에 맞게 각각의 분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와 충당금을 요구 수준에 맞게 적립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저축은 PF대출 대손설정률을 각각의 분류에 따라 2~3%, 10%, 30%, 75%, 100%로 설정하고 있으며, 1분기 기준 해당 대출채권 금액은 정상이 8102억원, 요주의 713억원, 고정 62억원, 추정손실 22억원 등으로 나온다.
 
부동산금융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투자저축 입장은 점점 난처해지는 모습이다. PF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감독당국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주요 타깃으로 눈에 띄는 것도 부담되기 때문이다. 현재 당국은 대손충당금을 주요하게 들여다보고 있지만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PF대출 관련 점검은 정기검사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정기점검은 2~3년마다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추가적인 부분은 얘기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저축 관계자는 <IB토마토>에 “PF대출은 취급규정을 원칙으로 영업부서와 분리된 다른 부서가 내부통제 조직을 구성해 업무를 진행한다”라면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사업성 분석을 진행하고, 매월 1회 현장방문을 통해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상품에 국한하지 않고 자산의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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