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파업에 현대차 손실 확대…국토부, 합의 이룰까
현대차 울산공장에 더해 포스코·현대제철도 '마비'
국토부, 화물연대와 첫 실무진 논의 시작
공개 2022-06-10 17:04:25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과 현대차(005380) 울산공장에 대한 운송거부 등으로 현대차가 적지 않은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측은 지난 9일 노조와의 단체협약 8차 교섭에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이 2000여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달 8일 오후 두 시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 운송거부를 시작했는데, 9일 하루에만 부품 공급 차질로 2000여대를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울산공장이 하루 평균 5000~6000대를 생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손실인데, 공장 가동률 역시 현재 50% 수준이며 파업이 주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에 소속되지 않은 기사를 찾아 부품을 구해 자동차를 생산해도, 차량을 공장 밖으로 내보내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자동차를 운반하던 '카캐리어'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사무직 직원까지 투입해 '로드탁송'에 나섰고, 기아(000270)의 경우 일부 공장 직원들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인근 출하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지만, 특히 현대차는 울산공장 외에 자동차용 강판을 조달 받아야 하는 포항에서의 운송까지 막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POSCO홀딩스(005490)) 포항제철소는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자동차용 강판을 포함한 육송 물량 2만t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제품을 창고에 저장하고 있지만, 창고가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파업 장기화 때는 비용 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004020) 포항공장도 매일 9000t의 물량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4200여명이 밤을 새우며 대기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화물선에 선적된 화물차 하선을 방해해 2명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날 집회 참여자는 집회신고 기준 7800여명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명의 약 35%에 해당한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는 이날 처음으로 화물연대와의 실무진 면담을 시작했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차관과 화물연대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를 철회하고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논의를 이어가면서 안전운임제 등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에 대해 풀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관용차 등 대체 수송 수단 투입 등 비상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합의를 빠르게 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아무리 대안을 찾아도 합의가 늦어지면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