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메타파마, 특허 확보 열심…IPO '사수 도전' 성공할까
노브메타파마, 잇따른 악재에 IPO 번번이 고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누적 결손금 523억원 달해
"기술성 평가 통과 문제없을 것…3분기 도전"
공개 2022-06-10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연내 기업공개(IPO)를 도전하는 대사질환 신약개발업체 노브메타파마가 특허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코스닥 입성에 여러 차례 실패한 만큼 핵심 파이프라인과 관련된 특허권을 확보해 기술성 평가 등에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노브메타파마가 위치한 강남 트리스빌딩. (사진=네이버 지도)
 
7일 업계에 따르면 노브메타파마는 지난 3일 ‘호장근 및 계심 추출물을 포함하는 인지기능 장애의 예방,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번 특허는 신경염증과 전신염증 억제, 인지·학습·기억 능력의 증진 효과와 관련된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노브메타파마는 약 한 달 사이 3건의 특허권을 확보했다. 지난달 2일에는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NovDB2’와 SGLT-2 억제제의 병용요법 관련 중국 특허를 취득했으며, 16일에는 혈전 치료제와 관련된 조성물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 2월 확보했던 2건의 특허를 합하면 올해만 총 5개에 이른다.
 
이같은 특허 취득 행보는 올해 하반기 IPO를 앞두고 기술성 평가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단단히 걸어두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상장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외부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노브메타파마는 앞선 3차례의 IPO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중 2차례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도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스닥 입성을 처음 시도했던 2018년에는 다른 IPO 청구들이 몰리면서 승인이 1년가량 지연돼 자진 철회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20년 초 패스트트랙(신속이전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에 재도전했으나, 코로나19로 비롯된 시장침체 등 악재가 잇따르며 수요예측에 차질을 빚었다. 하반기에 수요예측을 시도했을 때는 청약 미달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탓이다. 회사는 당시 패스트트랙 요건 중 하나인 ‘시가총액 3000억원 달성’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쓴맛을 봐야 했다.
 
시가총액 3000억원 달성 요건 충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에는 패스트트랙을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2018년 75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노브메타파마의 시가총액은 상장이 거듭 지연되면서 7일 기준 138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결국 노브메타파마에겐 기술성 평가를 통한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정면돌파 밖에 방법이 남아 있지 않다. 퍼스트인클래스(혁신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 특성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연구개발(R&D) 비용만 꾸준히 요구되는 사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노브메타파마의 자기자본과 자본금은 각각 -4억6259만원, 4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성장성 특례상장에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은 최소 500억원도 충족하고 있지 않다.
 
이번에도 상장에 실패하면 재무부담 악화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의 부채 총계는 자기자본을 한참 웃도는 88억원이다. 회사는 R&D에 2019년 88억원, 2020년 26억원, 2021년 24억원을 투자했고, 이에 따라 순손실이 지속되며 결손금은 523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해 유출된 순현금은 총 216억원이다.
 
 
 
현금 유출은 재무활동을 통해 대응해 왔다. 회사가 재무활동으로부터 유입한 순현금은 2019년 112억원, 2020년 51억원, 2021년 67억원 등이다. 통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데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라면 빚을 늘려 현금을 유입했기 때문에 추후 재무부담이 커질 공산이 높다고 해석한다.
 
노브메타파마는 기술성 평가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처음 기술성 평가를 봤던 당시보다 임상 진행 상황이 진척됐을 뿐만 아니라 파이프라인이 가진 시장성도 풍부하다는 것이다.
 
노브메타파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술특례상장을 도전하는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회사가 가진 파이프라인”이라며 “지난 2019년 마지막으로 기술성 평가를 받았을 때 전임상 단계였던 2형 당뇨병 치료제(NovDB2)가 현재는 2형 당뇨병 중에서도 시장성이 높은 신장 질환까지 적응증을 확장했고, 폐섬유증과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NovFS-NS) 또한 차질 없이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브메타파마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노브메타파마)
 
상장에 실패할 경우에는 전환사채(CB), 유상증자 등 방식의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R&D 비용 충당을 위해 3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18년 처음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을 때도 곧바로 유상증자를 통해 45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회사 측은 향후 임상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자금은 넉넉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조달 계획은 내부자 정보에 해당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현재 확보된 자금으로도 NovDB2 2상과 차후 진행할 NovFS-NS 임상도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하반기 IPO가 현재로서 가장 큰 자금조달 방안이고, 이외에도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