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 지분 100% 소유…1분기 영업익 204.7% 급증1분기 2318억원 배당수익도 눈길…회사 가치 상승 등 경영권 승계 활용 높아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이슈 남아 있어…다만, 내부거래 비중 감소 눈길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화그룹 3세 경영권 승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 실적이 급성장하며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뿐 아니라 배당 수익도 높아지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225억원, 영업이익 7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99.5%, 204.7% 성장했다. 한화에너지 실적 개선은 연결 자회사 실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그룹)
지난 1분기 한화에너지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0.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6.3% 줄었다. 특히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73억원과 184억원에 머물러 있어 나머지는 전부 연결 자회사 실적으로 잡히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 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한화에너지 실적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364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지난해 1조9039억원으로 2.5배 성장했다. 매출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23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배당수익도 크게 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분기에만 특수관계사로부터 배당수익 2318억원을 수취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배당수익(1490억원)보다 55.6% 많은 금액이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토탈에서 배당금 2205억원을 받고, 1762억원을 지분법적용 투자주식 손익으로 상계 처리했다. 한화토탈은 공동기업으로 분류돼 회계상 처리절차에 따라 배당금 수익을 지분법적용 손익으로 상계 처리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 성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곳이 한화그룹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아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 등 3형제가 각각 지분 50%, 25%, 25%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 지분 9.7%(보통주)를 소유하고 있다. 장남인 김 사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은 4.44%에 불과해 한화에너지를 이용해 한화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 기업 가치가 높아야 김 사장을 포함해 3형제의 지분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1분기 국내 열병합발전소에서 전기 및 스팀 단가가 상승하고 판매가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라며 "향후에는 LNG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와 LNG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분기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낮아진 것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내부거래액은 465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2074억원) 중 22.4%를 차지했다. 이는 34.2%(1300억원 중 445억원)를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11.8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내부거래액은 소폭 상승했지만, 외부거래가 늘면서 비중이 줄었다.
한화에너지는 총수 지분이 100%인 회사로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이슈가 남아 있다. 이에 한화에너지는 지난 2020년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의 내부거래 대부분이 한화솔루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저희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산업단지 내 구역 안에 있는 사업자들에게 전기 및 스팀 공급을 허가받은 사업자"라며 "그 구역 안에 한화솔루션 공장이 있어 내부거래로 잡히지만 우리는 정당한 사업 활동으로 문제 소지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