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줄인 신한은행, 나홀로 연체율 상승…리스크 문제없나
시중은행 중 열위한 연체율…대손충당금은 928억원 적립
연착륙 프로그램 통해 건전성 관리 중…연말 최소화 목표
공개 2022-06-02 06:00:00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만 나홀로 연체율 상승을 기록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충당금 규모를 줄인 데다 코로나19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금융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신한은행은 차주별 연착륙 프로그램을 진행해 연말에는 연체율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1개월 이상 원화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 분기 말 대비 0.0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신규연체 발생액이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줄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실채권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착시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신한은행)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 연체율 현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전 분기와 비슷한 0.12% △신한은행 전 분기 말 대비 0.02%p 상승한 0.21% △하나은행 전 분기와 비슷한 0.16% △우리은행 전분기와 비슷한 0.19%로 나타났다. 평균 연체율과 비교해 모두 낮은 수준이었지만,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연체율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차주별 연체율은 기업대출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민은행 가계대출 0.14%, 기업대출 0.11% △신한은행 가계대출 0.17%, 기업대출 0.24% △하나은행 가계대출 0.11%, 기업대출 0.20% △우리은행 가계대출 0.15%, 기업대출 0.2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연체율의 증가 폭이 커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 분기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대출은 전 분기와 비교해 0.03%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은 0.03%p 오른 0.11%, 중소기업은 0.28%로 전 분기 대비 0.02%p 늘었다.
 
다만, 안정적인 연체율 속에서 부실채권이 증가함에 따라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존재한다.
 
서영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오는 9월 코로나19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된다면 주택시장 침체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제반 여건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잠재 부실의 증가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충당금 규모를 늘려 건전성 우려를 해소하기보다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시중은행의 전체 대손충당금 적립금은 2467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6.2% 줄었다. 이들은 1분기만에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전 분기 말 대비 88.9% 줄어든 19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어 신한은행 전 분기 말 대비 42.8% 감소한 928억원, 하나은행 전 분기 말 대비 39.5% 감소한 728억원, 우리은행 전 분기 말 대비 6.3% 감소한 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줄어든 충당금 적립 규모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려의 시선을 던졌다. 이달 18일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2022년 금융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잠재 부실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확대를 권장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도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소영 부위원장은 대출 규모보다는 건전성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차주별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올 연말에는 연체율을 최소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소상공인 상환유예 종료 시점에 대비해 연착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차주 상황에 따른 최적의 상환 컨설팅을 제공하고, 유예 불가 시에는 중기힐링, 주택프리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건전성 관리를 통해 코로나 원금 이자유예 프로그램 종료시점에 대비해 연착륙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분기별 윤체율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해 연말에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