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2년 새 몸집 3배 키웠다…부동산도 '박차'
올해 1분기 영업수익 전년 대비 31% 증가
ETF운용 순자산(AUM) 1위 삼성자산운용 턱밑까지 추격
부동산펀드·리츠 지속적인 확대로 균형 성장 추구
공개 2022-05-25 06:0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증시 태풍 속에서도 1분기 약진하며 성장 대로를 달리고 있다. 이미 운용사 핵심 사업 부문으로 일컬어지는 ‘ETF운용’에서 삼성자산운용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판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향후 효자 ETF를 필두로 부동산펀드와 리츠 등을 확대해 업황 경쟁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92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에 ETF운용사 Betashares의 매각이익 1445억원이 포함되는 등 일회성 이벤트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도 사실상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는 평가다. 실제 영업수익은 2744억원으로 전년 동기(2092억원)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미래에셋)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9년(개별) 순이익 1310억원에서 2020년 2474억원,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3965억원에 달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들이 비교적 단기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ETF운용이 주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자산배분, 채권운용, 글로벌 투자 등을 통해 자금을 굴리고, 수수료 등을 수취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ETF운용’에는 몇 년 사이 수십조 뭉칫돈이 몰리면서 운용사 역량을 측정하는 데 핵심축이 됐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는 2017년 35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5월 60조원을 넘더니, 이달 기준 72조원대까지 성장했다.
 
전체 운용자산(AUM) 측면에서만 보면 지난해 300조원을 돌파한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독보적인 1위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의 전체 AUM이 165조원 규모라는 점에 비춰보면 무려 100조원 넘는 격차를 보인다. 다만 격전지 ‘ETF운용’에서만큼은 1위 삼성자산운용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피 터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종목 수는 136개, 순자산총액 30조4493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2위 미래에셋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종목 수는 141개, 순자산총액은 27조1773억원에 달한다. 양사의 차이는 3조원 남짓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9년 말까지만 해도 ETF 순자산총액이 12조8734억원에 그쳤다. 이후 2020년 말 13조 1686억원, 2021년 말 26조2368억원으로 1년 만에 무려 10조원 이상 막대하게 규모가 커졌다. 반면 삼성의 경우 2019년 말 ETF순자산 총액은 26조 8362억원으로 미래에셋보다 덩치가 2배 이상 컸다. 이후 2020년 말 27조506억원, 2021년 말 31조4147억원 등 삼성 역시 순증을 이어갔지만, 미래에셋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2006년 TIGER ETF를 최초로 상장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테마형(이차전지, 차이나전기차) ETF를 비롯해 해외지수, 레버리지·인버스 등 유니크한 ETF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며 투자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혔다. 양사 상품별 운용규모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은 해외지수에서 삼성자산운용보다 집중도가 훨씬 높다. 코로나19로 '서학개미'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증시가 붐을 맞을 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ETF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향후 부동산 활용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펀드와 리츠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국내 최초 부동산펀드 출시 이후 매입과 매각, 펀드 운용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축적해왔다. 지난해 부동산펀드 순자산 기준 AUM(운용자산)은 부동산전문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대략 20조, 미래에셋자산운용 11조원, 삼성SRA자산운용이 9조원 규모를 갖는다. 자산운용사들의 대체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도 부동산펀드 비중을 높이고, 이지스와 격차를 좁혀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리츠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리츠의 자산(AUM)은 79.1조원이다. 같은 기간 운용리츠 개수는 326개로 증시에 상장한 것만 19개에 달한다. 2002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총자산의 연평균 성장률은 29.2%에 달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국토부로부터 리츠 AMC 설립인가를 획득하며 발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일례로 지난해 공모리츠 기준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 경쟁률이 1019대 1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여의도 IFC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사모리츠 설립, IFC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IFC몰의 입지와 시설 등을 고려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보다 중요한 게 무엇을 얼마나 굴리고 있느냐다. 일임이나 사모펀드 위탁자금 등의 자금이 많아도 보수율이 1bp미만이 대부분이라 수익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AUM을 늘리기보다는 ETF나 TDF, 매입매각 보수율이 높은 부동산펀드, 글로벌자산 등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가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