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저축은행 산업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SBI저축은행이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을 제고하고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했다. 이를 반영해 기업 신용평가에서도 등급이 한 단계 상향됐다.
11일 SBI저축은행 공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총자산 규모가 13조1501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2552억원)에 비해 16.8%(1조8949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산업 내 최상위권 수준의 운용자산 규모를 보유 중이다.
같은 기간 총수신 금액은 11조3309억원으로 15.5%(1조5214억원) 늘었고, 총여신은 11조3330억원으로 20.4%(1조9201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495억원으로 35.3%(912억원) 늘었고 이에 따라 자기자본 역시 1조5294억원으로 31.9%(3697억원) 확대됐다.
총자산 증가 폭보다 당기순이익 증가 폭이 커지면서 총자산이익률(ROA)은 2.56%에서 2.90%로 0.34%p 상승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5.08%에서 26.05%로 0.97%p 올랐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70%로 1.24%p 증가해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견조한 수익성에 따른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으로 기업의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NICE신용평가는 SBI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A-(Positive)에서 A(Stable)로 조정했다.
SBI저축은행의 자산 성장에는 개인신용대출 취급 확대가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중금리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가계대출 한도규제 완화로 해당 여신 취급을 넓혀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SBI저축은행의 대출 사업 구성을 보면 신용대출이 7조104억원으로 총여신에서 61.9%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취급액 규모는 3조5000억원 수준이다. NICE신용평가는 회사가 2016년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후발주자 대비 규모의 경제와 위험관리 체계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중금리 대출 경쟁 심화에도 향후 SBI저축은행의 시장 지위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대출 취급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여신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신용도가 열위한 차주를 대상으로 여신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대손비용 확대와 자산건전성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총여신 중 고정,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합)은 2.7%로 주요 저축은행 평균치인 3.8%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0년(2.55%)에 비해서는 0.15%p 올랐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수익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임을 고려하면 향후 자본적정성 지표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신용대출 비중을 비롯한 여신포트폴리오 구성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