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IB, 5년 새 4배 점프업…차별화 전략 통했다
전체 순영업수익 중 IB 비중 상승세
코스닥 우수 IB···코스피 대어 주관도 속속
DCM 분야도 반전 시도 중
공개 2022-05-11 06:0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탁매매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변화하기 위해 IB조직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사업다각화 시도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며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이 성과를 만든데 이어 다소 파워가 약했던 DCM(부채자본시장) 분야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신증권 순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6479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에는 IB 성장이 유의미하게 작용했다. 사업 부문별 순수익을 살펴보면 위탁매매 3394억원, 자산관리 353억원, IB 부문은 1304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영업실적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주목할 부분은 상승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IB 손익은 전년 대비 76.4% 증가하며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7년 IB 손익이 272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 중 IB손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8%에서 20%로 뛰어오르며 위탁매매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강점을 갖는 사업은 ECM(주식자본시장) 분야다. 그중에서도 전통 IB로 분류되는 IPO에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 부동산투자회사와 스팩상장을 모두 제외해도 지난해 대신증권이 IPO를 주관한 기업만 10개가 넘는다. 출범 이래 최고치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파워가 크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시장 우수 IB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이 IPO를 주도한 기업은 바이젠셀(308080), 엔켐(348370), 에이치피오(357230), 샘씨엔에스(252990), 지니너스(389030) 등으로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다. 올해 1분기에도 풍원정밀(371950)애드바이오텍(179530) 등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초대형 IB가 압도적 점유율을 갖는 기업공개 시장에서 나름의 틈새 전략을 펼친 게 먹힌 셈이다.
 
최근에는 코스닥을 넘어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카카오페이(377300)에 이어 올해는 한국 증시 역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관사에 이름을 올리며 IPO주관 5위권 순위 내 안착했다. 예정된 상장 일정도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올해 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대어급 주관을 앞두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선제적 조직 개편을 통해 IB 사업 부문을 강화한 게 경쟁력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초 IPO본부 산하의 2개 팀을 본부로 승격했다. IPO 업무를 2본부 체제로 관리하며 세분화, 확장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중대형 증권사임에도 IPO 담당 인력만 40여명 수준으로 대형 증권사 IPO팀에 맞먹는 규모를 보유하는 게 특징이다.
 
 
  
DCM(부채자본시장)에서도 변화가 불고 있다. 대신증권은 그간 IB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공모채(회사채)와 자산유동화(ABS) 등을 포괄하는 DCM 분야에서 소외돼왔다. 대표적으로 공모채 부문을 살펴보면 지난해 주관 사례는 LX하우시스(108670), 서흥(008490) 등 단 3건에 그쳤다.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올해부터는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중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분기에만 일반 공모채 2건을 대표 주관했다. 지난 1월 세아창원특수강(1100억원) 무보증 일반사채 발행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전체 물량 중 27.27%(300억원)을 인수했다. 예스코홀딩스(015360)(AA-)의 경우도 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고 20%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한솔제지(213500), 롯데건설, 롯데푸드(002270) 등의 여러 회사채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며 커버리지 분야 포트폴리오를 축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DCM 커버리지 분야가 워낙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드라마틱한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에 (대신증권이) 영업을 확대하는 등 진전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