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상향된 우리종금…증권사 전환 청신호 켜지나
IB부문 규모·인력 제고 발판 마련…증권사 전환에 힘 실려
우리종금 "부동산 PF 확대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
공개 2022-04-22 08:50:00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010050))의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증권사 전환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종금은 증권사와 비교해 기업금융(IB) 취급 여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를 해소하게 되며 우리금융그룹의 여러 선택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증권 계열사 설립을 위해 구상한 세 가지 시나리오에 모두 포함된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증권사로 재탄생하는 방법,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시나리오, 우리종금이 증권사와 종금사를 모두 운용하는 방안을 세워뒀다.
 
(사진=우리금융지주)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우리종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으며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신용등급 또한 A2에서 A2+로 올려잡았다. 이유로는 운용자산 확대 추세, 우수한 수익성·재무건전성, 우발채무 감소, 자본적정성 개선을 들었다.
 
이에 따라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IB부문 규모와 인력을 증권사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작년 우리종금의 IB 이익은 연결기준 4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04억원 대비 41% 성장했으나 여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동기간 하나금융투자는 5940억원, KB증권은 2807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441억원을 가리켰다. 국내 유일 종합금융사인 우리종금은 증권사 업무 가운데 주식 위탁매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종금의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IB 확대 여력도 배가될 전망이다. 우리종금은 IB부문 중 하나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력해왔다. 2019년 규모는 4121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5218억원, 2021년 8292억원으로 불어났다. 부동산 PF는 사회간접자본 등 특정사업의 장래성과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한다. 이로 인해 거액·장기여신으로 분류된다.
 
 
 
우리종금은 여신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외형성장을 위해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예수부채 성격의 자금조달을 진행했으나 이들 수신의 만기는 종금사 라이선스에 따라 1년 이하로 제한됐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오르면서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단기사채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때 이전보다 저리로 조달 받게 됐다.
 
여기에 작년 1월 우리종금은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본부 내 투자금융부를 배치해 지주 공동투자 가능 영역을 늘렸으며 세일즈·트레이딩본부를 자산운용본부로 명칭을 변경함과 동시에 증권부문 업무 범위 확대를 추진했다. 같은 해 3월과 7월 시장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PF전담부서(구조화금융3부) 추가 신설, IB업무 총괄 부사장 외부 선임도 마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우리종금의 신용등급 격상은 염두에 두고 있는 증권사 전환 시나리오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우리종금 관계자는 “등급 상향이 조달환경 개선은 물론 IB부문 확대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IB부문은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0월 우리종금은 단기조달 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자금조달을 다변화하기 위해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다만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은 등급 전망에 부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수익성과 관련지으면 긍정적이나 그만큼 위험자산을 많이 보유하게 되는 등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종금사는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있지만, 증권사는 해당 기능이 없는 탓에 사업구조 측면에서도 비교적 리스크가 크다”라고 보탰다.
 
우리종금은 신용평가상 부실채권(NPL)투자업 등과 함께 기타 금융업 방법론이 채택된다. 이로 인해 증권사 신용등급과 상이할 수 있다. 현재 무보증사채 등급이 A+인 증권사는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016610),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003530) 등이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