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날개 단 케이뱅크, 수익성 UP…인뱅 1호 이름값 '톡톡'
업비트 제휴 힘입어 고객 큰 폭 늘고 흑자 전환 성공
작년 여·수신 증가 폭 카카오뱅크 수준 넘어서
공개 2022-04-18 06:00:00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케이뱅크가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이후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한 해만 신규 고객이 대폭 늘고 여·수신 잔액도 수조원대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고 여·수신 증가폭뿐 아니라 고객 증가 추이도 카카오뱅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수익 성장에 힘입어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힘쓸 계획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2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출범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20년 1054억원의 순손실을 냈음에도 작년 한 해 고객이 세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외형이 성장하며 흑자 전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진=케이뱅크)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케이뱅크 계좌개설 고객은 7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20년 대출을 재개하며 영업이 정상화된 후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작년 한 해에만 신규 고객은 498만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수신 잔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신과 여신 잔액은 11조5000억원, 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9%, 103.6% 증가했다.
 
케이뱅크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는 가상화폐 열풍이 한몫했다. 지난 2020년 6월 케이뱅크는 국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업비트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를 하기 위해 실명계좌를 개설하려면 케이뱅크를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코빗·코인원·업비트·고팍스·빗썸)의 가입자는 총 926만8698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업비트 가입자 수가 702만99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말 기준 5개 가상화폐 가입자들의 보유 잔액은 총 52조8155억원으로 업비트가 32조8309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빗썸 12조713억원, 코인원 2조7918억원, 코빗 9255억원, 고팍스 1960억원 순이었다.
 
가상 화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윤석열 정부의 주요 세제 정책을 보면, 금융 선진화를 위해 개인의 금융투자에 대해 코인 투자 수익 5000만원까지 완전 비과세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지난 2020년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해 제출 서류를 2가지로 간소화했다. 이 상품 출시 1년 만에 약정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작년에는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앞세워 출시 6개월 만에 약정금액 6000억원을 초과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크게 성장한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323410)와 비교해도 여·수신 증가 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여신과 수신 잔액은 25조9000억원, 30조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조4000억원, 6조5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총여신과 수신 잔액이 7조899억원, 11조3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조1012억원, 7조5722억원 증가했다.
 
고객 증가 추이도 케이뱅크가 앞섰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 전체 고객 수는 1799만명이지만, 전년 대비 증가 수는 255만명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가 증가한 고객 수는 498만명으로 카카오뱅크 성장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었다.
 
 
케이뱅크는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장외사장에서 8조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연말에 IPO 추진을 결정하고,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EP)를 발송했다. 대표 주관사로는 NH투자증권(005940), 씨티증권, JP모간을 선정했다.
 
다만, 케이뱅크가 우수한 수익성을 거뒀음에도 NIM(순이자마진) 지표가 전년 대비 떨어진 것은 우려할 부분이다. 작년 말 NIM은 1.56%로 전년 대비 0.08%p 하락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전년 대비 0.3%p 개선된 1.98%의 NIM을 기록했다.
 
NIM 하락은 작년 고객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예금이 먼저 증가해 예대율 차가 커지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라는 것이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올해 들어 증가하는 여신 추세를 감안했을 때, 작년 떨어진 NIM은 올해 반전될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반적으로 인터넷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가상화폐 붐이 일어나면서 케이뱅크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IPO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상장 시기는 내년 정도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