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국 비우호국가 지정…완성차 업계 피해 현실화
현대·기아차 각각 1800·2600억원 당기순손실 전망
르노삼성·한국지엠 등은 수출 피해 미미
공개 2022-03-08 16:54:06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면서 대 러시아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거론되고 있고, 특히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의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는 현실화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지적 충돌에 따른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러시아 자동차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전날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로 한국을 포함시킴에 따라 외교적 제한을 포함한 각종 제재를 취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연간 23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 차질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최대 5일간 멈췄고, 이달 생산 물량이 절반으로 주는 등 사업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요 감소 영향으로 현지 현대차 생산법인과 현대·기아차 판매법인의 손실도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KAMA 전망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도매판매 목표로 단순 환산할 경우 현대차 6만2000대, 기아 7만대의 판매 차질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이는 도매판매 목표의 현대차 1.4%, 기아 2.2%에 해당하는 규모다”라며 “2019년 기준 현대차 러시아생산법인과 기아 러시아판매법인의 당기순손익은 각각 930억원(이익률 3.3%), 1000억원(이익률 2.8%)으로, 2022년 해당 법인이 손익분기 수준의 이익으로 급감을 가정 시 현대차 1800억원, 기아차 2600억원의 당기순손실 차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KAMA 측은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은 현지로의 완성차 수출과 부품조달 등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쌍용차의 경우 러시아 수출이 없어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인근 지역인 슬로바키아로부터의 부품공급 차질은 우려된다.
 
당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으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러시아가 비우호국가로 한국을 지정함에 따라 향후 수출 제한에 따른 부품공급 차질이나 기업 채무를 루블화로 상환하는 등에 따른 손익 부담까지 더해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러시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길이 막혀 부품 생산 공급이 안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금 당장은 국내 기업의 공장이 가동 중단이나 직접적인 피해가 보고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