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 액면분할 결정…주가 약발 받을까
5:1 액면분할···발행 주식 총수, 714만주에서 3570만주로
역대 최대 실적·주주환원정책 강화로 주가 상승 기대
공개 2022-02-22 17:39:51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액면분할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 상승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목표 주가를 낮게 잡고 있지만, 카카오(035720) 등 분할 후 시가총액이 상승한 사례가 있는 만큼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분할 결정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 대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주가 1000원짜리 5개로 분할, 발행 주식 총수는 714만주에서 3570만주로 늘어난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4만7500원에서 2만9500원으로 낮아진다. 액면분할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1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이번 액면분할의 목적에 대해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한 주식거래 활성화와 소액투자자 접근성 강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과거 주가가 더 높았던 시기가 아니라 지금 액면분할을 하는 이유가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고, 시가총액을 높여 추후 인수·합병이나 외형 확대를 준비하기 위함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지난 2019년 33만8000원까지 올랐었고, 작년 5월에는 23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0만원선이 깨진 후 올해 들어 11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앞서 액면분할을 한 카카오는 2020년 말 기준 시가총액이 34조446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10조원 가까이 불어나 한때 시가총액 70조원을 돌파했다. 애플도 과거 7 대1 액면분할을 발표한 이후 5개월간 주가가 약 30% 오르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지난해 좋은 실적을 보인 만큼, 소액주주가 매력을 느끼기 충분한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507억7857만원·영업이익이 919억7139만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무려 172.4%, 매출액은 9.5%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최대 실적이었던 2019년과 비교해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8.9% 증가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 화장품 사업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실적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온라인 전환에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론칭 당시 27억원에 불과했던 에스아이빌리지의 거래액은 지난해 2330억원으로 5년 만에 약 86배 증가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도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과 온라인으로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회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신규사업팀을 신설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스아이빌리지는 더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과 신규 브랜드 도입, 소비자 사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대규모 새 단장을 진행할 방침이다. 
 
소액주주 유입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2021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5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전년 대비 36% 인상한 것이다. 시가배당률은 0.7%에서 1.02%로 상향됐다. 앞으로 3년간 주주환원정책을 구체화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고, 최저 배당액을 주 당 1200원(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브랜드 부진 등을 들며 주가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놓고 있다”라며 “화장품 부문의 부진과 비용 증가도 사실이지만, 전체 실적의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강화로 주가 상승 재료도 모인 상황이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