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 KDB생명…수익성·건전성 모두 '경고등'
갈수록 커지는 이차손 부담…수익성 저하로 귀결
신용평가사 "JC파트너스의 지원 장담할 수 없어"
공개 2022-01-12 09:10:00
 
KDB생명보험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KDB생명보험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KDB생명보험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KDB생명은 이차손 부담으로 수익구조가 열위한데다 후순위사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JC파트너스로의 대주주 변경이 요원해진 탓에 자본 부족으로 지급여력(RBC) 비율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국면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KDB생명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가 통상 2개월 정도 소요되는 대주주 적격 심사를 6월 요청했지만, 결정을 미룬 것이다. 업계는 JC파트너스의 또 다른 보험사인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안이 통과되면서 KDB생명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 역시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2020년 말 JC파트너스와 KDB산업은행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KDB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SPA 체결 당시 산업은행은 KDB-Consus Value PEF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지분 92.7%(약 8800만주)를 JC파트너스가 설립예정인 PEF에 2000억원에 매각하고 JT파트너스는 KDB생명 앞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문제는 대주주 변경이 미뤄지는 사이 KDB생명의 이차손 부담은 커졌다는 점이다. 이차손은 운용자산이익률에 적립이율을 빼서 계산하는데 KDB생명은 2017년 말 –0.29%, 2018년 말 -0.44%, 2019년 말 –0.53%, 2020년 말 –0.87%, 지난해 1분기 –0.82%를 기록했다. 즉 KDB생명은 운용자산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고객에게 내주는 이율이 많았다는 뜻이다. KDB생명은 운용자산이익률이 여타 생보사와 견줘볼 때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KDB생명의 수익성 비율 또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0.47%로 전년 동기 1.17% 대비 1.64%p 하락했으며 동기간 운용자산이익률은 2.46%, 2.72%로 0.26%p, 총자산수익률(ROA)은 0.11%, 0.54%로 0.43%p,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13%, 9.79%로 7.63%p 내려앉았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795억원 대비 79.5% 후퇴했다.
 
 
 
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KDB생명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PEF인 JC파트너스로 변경되면 지원을 장담할 수 없다며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 검토, A+/하향 검토로 제시했다. 통상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발행 금리와 수요 모집 부담이 가중되며 이는 운용자산이익률 저하로 이어진다. 이차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KDB생명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여기에 KDB생명은 자본 확충이 미뤄지면서 RBC비율도 급락하고 있다. 자기자본이 지난해 3분기 99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조1391억원 대비 12.6% 쪼그라든 탓에 같은 기간 RBC비율 역시 각각 188.7%, 228.4%로 39.7%p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생보업계 RBC비율이 262.2%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평균을 한참 밑돈 셈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고객들이 보험금을 일시에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KD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본 확충 계획은 매각이 완료된 뒤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RBC비율 제고를 위해 요구자본 부담 최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라며 “영업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 신용위험액 적정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부에선 KDB생명의 대주주 변경이 미뤄지는 이유로 MG손보가 금융위에 제출한 경영개선안을 꼽았다. MG손보가 경영개선안에 1500억원 규모의 단계적 유상증자를 포함하면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는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MG손보는 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서 영업일부정지, 임직원직무정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영개선명령 위기에 처했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