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만나 일자리 강조한 문 대통령…재계는 '부담' 가중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후 첫 대면 자리로 상징성 남아
재계 “기업들 규제 속 인재 채용에 어려움 호소”
공개 2021-12-27 15:57:11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비롯한 6개 대기업 총수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오찬 자리를 갖고 일자리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기업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희망 온(ON)’ 프로젝트에 참여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공헌한 6개 기업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감담회를 갖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최태원 SK(034730) 회장, 구광모 LG(003550) 회장, 최정우 포스코(005490)그룹 회장, 구현모 KT(030200)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6개 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년희망 온은 청년과 기업이 함께 사는 상생의 전략이다. 기업은 필요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은 기업과 함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게 됐다”라며 “훌륭한 결단을 내려 주신 기업인 여러분께 직접 감사드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민간 기업에 더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는 지난 8월 18개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수립하고 국무총리 주재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심의·확정한 ‘청년특별대책’의 일환이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교육·채용하고 정부가 훈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기업 주도의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앞서 KT가 9월7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했고 삼성(9월14일), LG(10월21일), SK(10월25일), 포스코(11월10일), 현대차(11월22일) 등 6개 기업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총 17만9000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다. 삼성은 ‘인재 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 왔고, 현대자동차는 ‘H모빌리티클래스’ 같은 교육 기회를 마련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했다”라며 “사회경제의 변화가 인력의 수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다각도로 협업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행사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문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로 주목됐다. 지난 8월13일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이후 처음 대면하는 자리로, 지난해 2월 문 대통령과 6개 그룹 대표와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 이후 1년10개월여 만의 인사다. 이에 청년 일자리 정책 외에도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이번 오찬과 관련해 재계 등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은 기업들이 했는데, 정부에서 성과를 다 가져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는 공정거래법 등 유독 기업들에게 규제가 강화되는 조치가 많았는데, 정작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성장해야 하지만 각종 규제들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라며 “결국 채용 증가를 위해선 규제를 풀고 기업이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나서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