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본업 부진에도…운용수익 성과 빛났다
푸본그룹 노하우 적용 해외 투자 집중…수익률 6.01%
4년만 GA 판매 재개 등 보험 경쟁력 제고 노력
공개 2021-12-14 08:55:00
사진/푸본현대생명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생명보험업계에서 자산 규모 중하위권에 머무르는 푸본현대생명이 운용수익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낳고 있다. 모기업 푸본그룹의 자산운용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활발하게 투자한 결과다. 특히, 외화유가증권에 집중 투자해 6.01%라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다. 이는 작년 당기순이익 951억원을 넘긴 수준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선별적인 투자 확대와 적기 손익 실현 등을 통해 당기순익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자산 운용률은 98.34%로 전년 동기 대비 0.42%p 상승했다.
 
특히, 유가증권에서 2221억원의 이익을 거두면서 유가증권 규모는 8조193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운용자산 10조8210억원 중 75.72%를 차지한다. 대출채권은 2조1818억원으로 두 번째로 큰 비중(20.1%)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은 국채, 금융채, 주식, 주식 관련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금감원은 회계상 유가증권에 대해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상각후원가 측정 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유가증권의 전체적인 규모와 이익을 보기 위해 회계상 구분 없이 계산했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들은 안전자산인 국공채를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들이 운용하는 유가증권 중 평균 외화증권 비중은 16% 정도다. 반면, 푸본현대생명의 외화유가증권은 3조 5855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 중 43.7%를 차지한다.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전체 유가증권 수익률은 3.98%로 전년 말과 비교해 1.11%p 올랐다. 수익률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상 투자수익에서 투자 비용을 차감한 금액을 기준이 산정됐다. 주식 및 출자금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 6.51%를 기록했고, 외화증권 수익률은 6.01%로 그 뒤를 바짝 따랐다.
 
운용자산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대출채권도 눈여겨볼 만하다. 생보사들이 보험약관대출 중심의 대출채권을 구성하고 있지만, 푸본현대생명은 부동산담보대출, 신용 및 기타대출 등 상대적 고위험 고수익 여신 비중이 높다.
 
올해 3분기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전체 대출채권(2조1818억원) 중 보험약관대출금은 437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부동산담보대출금은 898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커 안전자산 비중은 30.6%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업계 평균 안전자산 비중인 48.6%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푸본현대생명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모기업인 대만 푸본그룹의 영향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8년 8월 대만 생명보험사 푸본생명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푸본그룹 계열로 들어갔다.
 
푸본현대생명의 자산운용본부장에 모기업 푸본그룹 출신인 류옥사 상무가 맡으면서 자산운용에 힘이 실렸다. 류 상무가 푸본그룹에서 쌓은 해외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을 펼친 결과, 국내 생보사들보다 해외유가증권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 푸본현대생명의 설명이다.
 
푸본현대생명이 자산운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본업인 보험 영업은 아쉬운 성적을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은 현대차(005380) 계열사들의 퇴직연금을 수주하며 퇴직연금 중심으로 수입보험료를 확대해 왔다. 다만, 최근 수입보험료가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9년 수입보험료는 5조5182억원을 기록한 뒤 작년에는 5조714억원으로 주춤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2조4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대부분의 생보사가 수익성 증대 차원에서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푸본현대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푸본현대생명은 퇴직연금 비중은 26.5%로 전년 동기 대비 12.9%p 줄였고, 저축성보험은 66.5%로 전년 동기 대비 14.5%p 늘었다. 보장성보험은 7.0%로 전년 동기 대비 1.6%p 감소했다.
 
푸본현대생명은 해외 투자를 통한 수익 증대와 함께 보험 본업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 10월 4년 만에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판매를 재개하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것”이라며 “개인영업 채널도 강화해 신계약을 늘리려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