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 체결…업계 3위 도약
재계순위 20위권 목전…시평액 합계 11조9178억원
공정위, 중흥그룹 미등기임원 지적…내년 실태조사
공개 2021-12-09 17:05:46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047040) 인수실무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재계순위 20위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에 이어 3대 건설사로 도약할 준비도 마쳤다. 대우건설이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유에서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들어간 지 11년 만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210931209)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흥그룹이 지난 7월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만이다.

 

인수가는 중흥그룹이 재입찰 과정에서 써냈던 210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당초 중흥그룹은 인수가로 23000억원을 써냈으나, 경쟁자였던 스카이레이크컨소시엄(DS컨소시엄)이 써낸 18000억원과 큰 차이가 나자 재입찰을 통해 가격을 한차례 낮춘 바 있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가 지난 4월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공정자산총액은 98470억원, 중흥그룹은 92070억원으로 나타났다.

 

단순 합계상 중흥그룹은 공정자산총액이 19540억원으로 급증한다. 이는 재계순위 2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미래에셋그룹(193330억원)보다 낮고, 21위인 현대백화점(069960)그룹(18313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정위 심사가 끝나면 대우건설은 1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66000억원에 사들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4년 만에 되팔았다. 이후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8년 재매각에 나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9일 만에 무산된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입지가 올라갈 예정이다. 올해 종합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우건설은 5(시공능력평가액 87290억원), 중흥토건은 17(2585억원), 중흥건설은 40(11303억원)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 회사의 시평액을 합치면 119178억원으로 시평 1위인 삼성물산(225641억원)의 아랫단에 위치하게 된다. 올해 2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의 시평액은 세 회사의 합계에 조금 못 미치는 113771억원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8조4770억원) 포함 시 19조8541억원이돼 중흥그룹은 업계 3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이날 SPA 체결식에서 새로운 대우건설을 만들기 위한 후속작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임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 능력 위주의 인사 등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우리 대우건설이 더욱 역동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길 소망한다”라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 신뢰와 협력으로 뭉친다면 제가 꿈꾸는 대우건설과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일 정 회장과 오너가 2세인 정원주 부회장이 11개 계열사의 미등기임원으로 겸직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등기임원으로서의 책임감은 없는 한편, 이익은 향유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공정위는 내년 대기업집단에 한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