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수렁'인데…전기차 투자 나선 유앤아이, 재무부담 괜찮나
신사업 자회사·손자회사 실적·재무 부진
지속되는 적자에 투자부담 가능성 있어
공개 2021-11-19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의료기기 전문기업 유앤아이(056090)가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사업확장 의지를 드러내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줄곧 이어진 적자 속에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며 재무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 자회사뿐 아니라 손자회사까지 적자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어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앤아이는 100% 지분을 보유한 종속자회사 디엠파워의 유상증자에 60억원을 출자한다. 이는 디엠파워의 전기차 충전기기 연구개발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결정으로 30억원은 대여금 채권을 상계하며 30억원은 현금으로 출자한다.
 
 
 
이에 적산계기, 수도미터, 전자기기와 기자재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디엠파워는 30억원을 들여 전기자동차 전장품과 충전기를 제조하는 자회사 인피니티웍스의 출자 주식 4만200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지난 1월 인수를 통해 70%를 확보했던 지분율은 이번 추가 출자로 인해 82.35%까지 상승했다.
 
유앤아이는 자회사인 디엠파워와 손자회사인 인피니티웍스의 시너지를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존 영업과 정보 네트워크, 생산설비 인프라를 이용해 지능형검침인프라(AMI) 계측기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진한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유앤아이는 2015년 11월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해왔다.
 
최근 5년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 -32억원, 2017년 -53억원, 2018년 -49억원, 2019년 -12억원, 2020년 -108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6년 -21억원, 2017년 -65억원, 2018년 -147억원, 2019년 -19억원, 2020년 -123억으로 역시 마이너스(-)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억원, 당기순이익은 -8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유앤아이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2016년 -69억원, 2017년 -36억원, 2018년 -104억원, 2019년 -28억원으로 마이너스였고 지난해 20억원으로 반등 하나 했지만 올해 9월 말 -18억원으로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잉여현금흐름은 회사의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준다. 적자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사업을 위한 출자 등 투자는 유앤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2018년 36.6%로 적정기준(30%)을 넘어선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9월 말 33.4%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적정기준보다는 높다.
 
지난 7월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금을 조달, 현금출자에 대한 부담은 줄였다. 9월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0억원, 개별기준 77억원인 만큼 현금 30억원 지급은 문제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가적인 지원의 필요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사업을 주도할 자회사 디엠파워의 영업실적도 그리 좋지 않다. 인수를 했던 2018년 디엠파워의 매출은 137억원, 당기순손익은 11억원이었으나 2019년 매출은 102억원으로 전년보다 25.5% 줄었고 당기순손익은 -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75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지 못했으며 당기순손익은 -9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8% 늘어났음에도 당기순손익은 -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여기에 손자회사 인피니티웍스는 2019년 당기순이익 1억원, 2020년 2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1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전기자동차 충전소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등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전담하는 디엠파워와 인피니티웍스의 수익성과 재무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점은 자금줄로서 유앤아이의 역할을 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수익성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자금조달 등 재무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유앤아이는 이번 출자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 사업 투자의 상당 부문을 충당했으며 추후 발생하는 비용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피니티웍스는 지난 4일 이랜드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와 전기차 충전소 설치·운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내년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돼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을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앤아이 역시 미국 시장 실적 회복세의 영향으로 주력인 의료기기 사업부문의 반등이 기대되고 있어 출자 등 지원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유앤아이의 의료사업기기 매출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유앤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랜드 켄싱턴 리조트와의 전기차 충전소 설치·운영 계약 외에도 경기도 의정부, 또 다른 리조트와 자동차 충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이 분야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예상된다”라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 비용은 신사업을 추진 중인 자회사들의 현금창출력으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앤아이 역시 주력인 의료기기사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추후 투자비용 지원에 대한 필요가 발생하더라도 무리 없이 지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