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현대차증권(001500)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더 허브(THE Herb)'로 명명하며, 신사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달부터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틀을 마련, 중소형 증권사로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담금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표/특허청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최근 특허청에 '더 허브(THE Herb)'라는 명칭의 상표 3건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허브는 국제상품분류(NICE) 기준 금융·부동산·재무업에 해당하는 36류와 인쇄물(16류)로 등록됐으며, 현재 출원 신청을 완료하고 심사대기 중인 상태다. 현대차증권은 더허브 브랜드를 마이데이터 관련 전용 앱의 명칭으로 활용하는 등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와 공공기관 등에 흩어진 개인의 신용정보를 일괄 수집해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으로, 현대차증권이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으면 금융·비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자문이나 일임 등 고객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추천·제공할 수 있게 된다. 초개인화 자산관리(WM)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어 상대적으로 중소형사인 현대차증권 입장에서는 리테일 확대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0.51%로 작년(0.63%)보다 감소했으며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 점유율도 각각 1.59%, 1.76%에서 1.52%, 1.31%로 줄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거래대금 감소와 기준금리 인상 등 증권업계 전반에 실적 약세 이슈가 존재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 올해 3분기 현대차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7%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6.1% 줄어든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 또한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핀테크기업 등 금융투자업의 낮은 시장진입장벽으로 증권사 간 경쟁 심화를 예상하며,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차별화된 리테일 영업 구현 △토탈 기업금융 서비스 △충실한 퇴직연금관리 등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꼽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꾸리고 신규 고객 확보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채비에 나섰으며, 올해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따냈다. 이어 지난달 말 본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해 6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기업인 파운트와 ‘AI솔루션 금융혁신 사업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지난 8일에는 롯데멤버스 간편결제 시스템인 '엘페이'와 마이데이터 컨소시엄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서비스 제휴도 맺었다. 이를 통해 금융과 유통 데이터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융·복합 금융상품을 개발한다는 목적이다.
사진/현대차증권
마이데이터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와의 연계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갈 길은 산적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리테일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당국으로부터 잇달아 본허가를 받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이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고 나면 서비스 오픈에 앞서 금융보안원으로부터 ‘마이데이터 기능적합성 심사 통과 및 보안 취약점 점검’을 완료해야 한다. 결국 모든 조건을 통과해야만 신용정보원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참여할 수 있어 실제 서비스화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금융 상품 비교·판매 범위를 놓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상충 논란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업은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