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캐피탈마켓포럼)회사채 선발행 '미미'… 금리인상기, 이자비용 관리해야
올 8월 기준 회사채 선발행 규모 25.6%…금리인상기 규모 70% 하회
LCR 완화 기한 연장·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등 크레딧 시장 분위기 긍정적
공개 2021-10-20 17:17:01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이자비용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사진/IB토마토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이자비용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회사채 선발행 규모가 과거 금리 인상기와 비교해 미미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차입금 만기구조 변화는 용이한 상황이며 크레딧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20일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동성이 사라진다…보릿고개 넘는 기업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IB토마토의 <2021 캐피탈마켓포럼(Capital Market Forum 2021)>에서 “통화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p 인상하는 등 금리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연내 기준금리가 1%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내달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라고 분석했다.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1.5%로 뛰어오른다는 가능성을 선반영해 3년물 국고채 금리가 1.8%,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2.34% 내외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보탰다. 지난 8월 금통위 당시 국고채 금리는 각각 1.4%, 1.93%를 가리켰다.
 
금리 인상기 기업의 조달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 시장을 살펴봐야 한다며 기업들은 스스로 이자비용을 관리했고 결국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리 방법으로는 회사채 선발행, 차입금 만기구조 변화 등을 꼽았다.
 
그러나 지난 8월 기준 회사채 선발행 규모는 25.6%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05년 50%에서 70%, 2010년 30%에서 70%로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회사채 선발행 규모를 운영자금으로 특정했다. 시설자금, 차환자금과 달리 회사채 발행 목적 중 용도가 불명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기업들이 회사채 선발행 규모를 조금 더 늘릴 수 있다며 기업어음(CP)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17년 장기 CP 발행 비중은 전년 말 1% 미만에서 16.6%로 치솟은 바 있다. 올해도 지난 4월부터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김 연구원은 향후 경기 개선으로 인한 장기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회사채 대비 발행 편의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CP 발행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도 점쳤다. 예대율 규제 고려 시 개인대출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며 기업대출은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값이다.
 
김 연구원은 일부 은행의 예대율은 금융당국이 규정하는 100%를 상회 중이라며 예대율 대출별 가중치가 개인대출은 +15%, 기업대출은 –15%인 점도 기업대출 취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기업대출의 경우 기업으로서 유리한 금리가 아니라며 상대적으로 금리 변화가 적은 점은 강점이라고 보탰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 상황이 기업에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고 조망했다. 먼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연장을 이유로 들었다. 은행들이 해당 비율을 맞추기 위해 고유동성자산을 매입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기업들에 있었지만, 한시름 놓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9월 금융위원회는 은행 LCR 규제 완화(100%→85%) 기한을 내년 3월 말로 6개월 연장했다. 주요 은행 LCR은 올 2분기 기준 90%대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규제 완화 종료 후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연말을 앞두고 걱정했던 수급 부담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 터였다.
 
또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2%를 상회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신규 투자 물건에 대한 고민은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9월 국채금리의 빠른 상승과 함께 크레딧 가산금리(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면서 회사채 AA-(3년) 금리는 2%를 웃돌고 있다. 회사채 2% 이상 금리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매력적인 구간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끝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지난 3월 이후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고점을 기록하는 연말효과가 앞당겨지는 추세 또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2016년과 2019년, 2020년을 제외하면 연말효과는 이른 시점에 찾아왔다. 연말 장부마감(북클로징) 영향 감소와 연말효과를 전략으로 활용하는 자금 확대가 주효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