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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자산건전성 개선…선제적 충당금 적립 영향
대손충당금적립률 159.9%…시중은행 평균 3.4%p 상회
공개 2021-10-13 13:42:05
NH농협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의 권고를 반영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김형일 기자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NH농협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의 권고를 반영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와 함께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종료 이후 부실흡수 능력 유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농협은행의 경우 2019년까지 업계 평균 대비 낮은 부실흡수능력이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지난해 금융당국의 권고를 반영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이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NPL)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한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지난 6월 농협은행의 NPL비율은 0.4%로 시중은행 평균 0.3%를 소폭 웃돌았으며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9.9%로 시중은행 평균 156.5%를 3.4%p 상회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농협은행이 2016년 대규모 상각 이후 NPL비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고 진단했다. NPL비율은 2017년 1%에서 2018년 0.9%, 2019년 0.6%, 지난해 0.4%로 떨어졌으며 대손충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각각 78.6%, 93.7%, 103.9%, 136.6%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고 보탰다.
 
하지만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종류 이후 일정 수준의 부실여신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부실여신비율이 점진적으로 실물경기를 반영하면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중소기업, 소상공인 여신의 잠재부실 가능성과 부실흡수능력 유지 능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위험업종(철강, 건설, 조선, 해운, 부동산개발업) 기업여신 위험노출액(익스포저)으로 인한 부실확대 우려 또한 상존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과거 거액부실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고위험업종여신 비중은 축소됐으나 거액 요주의이하여신이 대부분 고위험업종에 해당하는 상황이며 업황이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부동산개발업 여신이 최근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 6월 말 약 3조3000억원으로 전체 산업여신의 2.6%를 점유했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부동산 시장 동향과 부동산개발업 여신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기 타격과 달리 은행업권은 절대적으로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를 시현 중”이라며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시행에 따른 원금 만기연장, 이자 상환유예 조치, 풍부한 유동성 공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종료 시점이 내년 3월 말로 재차 연기되는 등 연착륙을 유도하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부실로 인한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신평은 농협은행의 조건부자본증권T2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유로는 국내 최대의 영업네트워크와 안정적 사업기반, 양호한 재무건전성 등을 들었다. 코코본드(CoCo Bond)로도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기본자본(T1), 만기가 5~10년인 보완자본(T2)으로 나뉜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