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한진중공업(097230)이 컨테이너 운반선 수주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백신접종 확대와 조선 업황 개선에 따라 한진중공업의 재무와 수익성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5일 공시를 통해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 운반선 4척을 총 2억7000만달러, 우리돈 약 3105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매출액의 18.31%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달
동부건설(005960)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지 한 달 만에 이룬 쾌거다. 계약 기간은 지난 4일부터 오는 2023년 11월30일까지다. 한진중공업 측은 “이번 상선 수주가 조기 경영 정상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상선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에코프라임마린기업 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 △동부건설 △NH PE △오피스 PE 등으로 구성된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020년 12월2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올해 4월15일 국내 8개 은행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필리핀 BDO은행과 한진중공업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달 3일 대금 납입으로 한진중공업 지분 66.85% 인수를 완료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진중공업은 그간 조선 업황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이 있는 특수목적선을 주력 상품으로 영업해왔다. 그러다 최근 세계 조선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진중공업도 다시 상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낸 것이다. 한진중공업이 군용 등 특수선이 아닌 일반 상선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에 한진중공업이 수주한 컨테이너 운반선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5500TEU(1TEU=20ft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선박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지난달 정부로부터 친환경 하이브리드 국가어업지도선 3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 컨테이너선 4척까지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71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3% 줄었고, 영업이익은 238.3%가량 감소하며 24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26억원 적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경우 특수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수주에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조선 업황 회복에 따라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