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자금확보 '적신호'…자본잠식 확대될까 촉각
1차 예정 발행가 2150원, 전체 금액서 -95억…예상 모집액보다 3.8% 감소
주가 하락에 발행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실적 악화에 자본잠식·관리종목지정 문제까지
공개 2021-08-26 09:30:00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오는 10월 유상증자를 앞둔 에어부산(298690)의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1차 예정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내려앉은 주가에 2차 발행가액 역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문제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할 예정인데,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아 인건비 등에 쓸 비용까지 감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산업이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에어부산의 자본잠식 해소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 13일 오는 10월 예정된 유상증자의 1차 예정 발행가액이 1주당 2150원으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에어부산이 예상한 발행가액보다 3.8% 낮은 수준으로, 전체 유상증자 금액으로 따지면 95억원 줄어든 규모다. 
 
감소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대부분이 고스란히 채무상환과 항공기 대여료 지급에 쓰이게 된다는 점이다. 공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유증을 통한 모집액 2404억7750만원의 54.37%를 항공기 리스 비용으로, 43% 이상을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는 데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항공기 리스 1302억4400만원, 채무상환자금이 1036억3900만원으로 유증 모집 금액의 97.37%다. 
 
 
에어부산은 공시에서 유상증자 모집 자금의 사용 목적으로 △항공기 리스료 지급 △채무상환 △인건비를 꼽았다. 이번 1차 발행가액 저조로 인한 감소분이 감축할 수 없는 리스료와 채무상환 비용 대신 인건비 부문에서 줄어들게 되면, 애초에 156억1700만원으로 할당됐던 인건비 충당용 자금은 60억9450만원 밖에 남지 않게 된다. 올해 2분기 기준 에어부산의 판관비는 약 70억원, 회사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을 말하는 잉여현금흐름은 1분기 기준 –175억원이다. 유상증자만으로는 올해를 버티기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으로 1년 이내 단기차입금 300억원을 제외한 금융리스 부채 규모가 4866억원가량이며,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영업손실 494억원·당기순손실 249억원으로 부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에 실적 회복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생존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측은 “부족한 금액은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이후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2차 발행가액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특정 기간의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전날 종가 기준 에어부산의 주가는 2610원이다. 1차 발행가액 산정의 기준이 된 주가 평균인 3418원보다 23.6% 이상 낮다. 이날 하루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올해 2분기 실적이 나온 지난 17일 3000원대가 무너진 이후 5영업일째 2800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이 1·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을 확정 발행가액으로 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3400원대로 올라서지 않는 이상 유증으로 모을 수 있는 자금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 후에도 자본잠식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공시에 따르면 2021년 반기 말 현재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은 29.9%다. 유상증자 납입 후에도 에어부산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939억2000만원·1534억1100만원을 기록할 예정으로, 자본잠식률은 20.9%다. 만약 올해 4분기에 에어부산이 565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 자본잠식률은 50%을 넘게 되고, 현행 상장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에어부산 측은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으로 올해 2분기 당기순손실은 전년도보다 43% 이상 줄어든 249억원을 기록했다”라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2021년 반기 말 기준 결손금이 1854억6600만원이며 부채비율은 전년도보다 880.4%포인트 증가한 1,718.6%에 달하는 점, 30%가 건전성 기준인 차입금의존도 역시 52%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부산시의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겠지만 바로 다음 분기도 문제”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대는 물론 유가 상승까지 겹쳐있어 추가 자금 대응 방안을 고려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