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키우는 치킨 '2강 2색' 전략…벌크업 BHC vs 내실화 교촌
BHC, 아웃백 인수 코앞…종합외식기업 도약 '박차'
교촌치킨, 수제맥주·HMR로 질적 성장 도모
공개 2021-08-11 09:3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치킨업계 '빅2' 교촌에프앤비(339770)와 BHC가 포화된 치킨 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각기 다른 외연 확장 전략을 내세워 1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미 기업공개에 성공한 교촌이 내실화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투자사의 엑시트 문제가 얽혀있는 BHC는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교촌은 수제맥주와 가정간편식(HMR)을 활용해 수익성을 올리고, BHC는 외식브랜드 확대로 업황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BHC는 아웃백 지분 100%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웃백은 베니건스, TGI프라이데이 등과 함께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 주자로 경쟁업체 줄폐점 속에서도 지난해 2978억원 매출을 올리며 굳건한 입지를 유지해왔다. 아웃백의 몸값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BHC는 아웃백을 품고 ‘종합외식기업’ 도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20년도 사업보고서 기준 BHC는 지분 100%를 종속기업으로 총 6개 F&B 브랜드(홍콩법인 제외)를 갖는데, 지난해 이들 외식브랜드가 올린 매출만 800억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창고43’을 전개하는 부자되세요는 지난해 매출 425억원, ‘큰맘할매순대국’을 보유한 보강엔터프라이즈는 31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투자업계는 종합외식기업으로의 BHC 성장에 배팅하고 있다. BHC 최대주주는 특수목적법인(SPC)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스페셜 펀드)와 BHC 박현종 회장 등이 SPC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특히 지난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BHC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MBK파트너스도 기존에 보유했던 전환사채를 일반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을 확보하는 등 투자업계 러브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자본으로 이뤄진 BHC는 향후 인수합병 및 신규 외식브랜드 확장을 통해 기업 밸류를 키운 뒤 기업공개(IPO)에 착수하고 엑시트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BHC는 박현종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능력과 업계 대비 압도적인 영업이익으로 투자사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가 불안정함에도 (치킨을 제외한) 여러 브랜드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종합외식기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BHC 외식사업 부문은 아직 치킨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데다, 브랜드별 수익성 편차가 크게 상존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BHC는 종속기업인 빅투(그램그램) 투자주식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한다고 판단, 2018년 276억원 2019년 손상차손 472억원을 인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5억원을 추가로 적용했다. 빅투의 장부가는 2년 사이 514억원에서 2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불소식당을 전개하는 불소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HC는 지난 2018년 손상차손으로 3억원을 인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불소식당은 2018년 순손실 1억원에서 2019년 7712만원, 지난해에는 150만원의 순손실을 남겼다. 물론 적자 폭이 줄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수익성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반면 교촌은 치킨에 집중하는 기조다. 교촌은 잘할 수 있는 본업에 집중해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실제 외식업 부문을 차치해도 지난해 BHC의 매출은 4004억원으로 교촌(4476억원)을 턱밑까지 따라온 상태다. 수익성 부문에서도 BHC가 앞선다. 지난해와 기준 교촌의 영업이익률은 9%로 BHC(32%)와 비교해 그룹 차원의 수익성이 밀린다.
 
교촌은 수익성 개선과 신성장 동력으로 치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수제맥주를 택했다. 교촌은 전국 매장 수가 약 1700개 수준으로 BHC와 BBQ보다 적지만, 단위 규모가 큰 홀 중심의 영업점이 많다. 홀 매장은 상대적으로 주류를 비롯한 추가메뉴 주문이 많다는 점에 착안, 주류 사업을 낙점한 것이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규모는 2019년 약 880억원 규모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3.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교촌은 LF그룹 주류유통 자회사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전개하는 인덜지와 맥주 제조 사업을 위한 113억원 가량의 유무형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교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75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84억원에 달해 실탄은 충분했다. 강원도 고성군 인덜지 양조장에서는 수제맥주만 연간 약 20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용량으로 계산 시 500ml 맥주캔 400만잔에 이른다. 향후 교촌은 수제맥주를 단순히 가맹점에 공급하는 형태를 넘어 편의점, 마트 등 유통채널로의 판매처 확대를 진행하며 투트랙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분석된다.
 
닭 가공 노하우를 활용해 HMR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해 교촌은 허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HMR 공동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60가지 이상 품목을 기반으로 오는 2022년 HMR 연매출 300억원을 노린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수제맥주와 소스 등을 포함한 HMR 사업 파이를 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차원에서는 폐점률도 낮고 점주들과 상생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BHC가 종합 외식기업을 추구하는 만큼, 치킨 중심의 교촌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라면서 “치킨 부문 매출만 떼놓고 보면 교촌이 우위에 있는 만큼, BHC는 향후 가맹점당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형태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