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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추가 투자·자회사 출자로 재무부담 커지나
한국기업평가 "삼성바이오, 대규모 자본 지출 계획···차입 부담 확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추가 출자 시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도
공개 2021-08-09 09:00:00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이달 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적과 재무건전성 모두 우수한 상황이지만, 추가 투자와 자회사에 대한 출자 가능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KoreaRatings, KR)는 6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현재 생산 역량 제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생산거점 분산 등을 위한 대규모 자본 지출이 계획돼 있어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1조7400억원 규모의 4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후 시장 여건을 고려해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CDO(위탁개발)사업과 mRNA백신사업으로의 확장을 검토하는 등 사업다각화도 계획하고 있어 자본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자회사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2012년 설립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 등 관련 비용 증가로 2018년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졌고,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총 1조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KR은 “제품의 시장 안착으로 지금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추가 성장과 신규품목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비용 충당 등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 출자에 나서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200%가 넘고, 차입금의존도도 36.6%에 달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보는 차입금의존도 기준은 30%다. KR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등급 하향 검토 요인 중 하나로 ‘대규모 자본적지출 등에 따른 차입 부담’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가 단기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R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CMO(의약품 위탁생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과 원가경쟁력·글로벌 대형제약사와의 파트너십 등을 고려할 때 사업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인 매출 4122억원·영업이익 16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영업이익은 105.7% 증가한 규모로, 증권업계의 추정치를 넘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에도 목표였던 매출 1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신규 제품 수주 성과에 따른 3공장 가동률의 상승과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매출 성장이 실적 성장의 요인으로 꼽힌다.
 
 
재무안정성도 높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9%, 차입금의존도는 11.6%다. KR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설 투자 등 자본 지출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편”이라며 “잠재 수주 물량과 우수한 거래기반으로 투자 관련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