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세상보기
미국의 건국과 회계, 그리고 미국 달러 표지 인물
공개 2021-08-06 08:3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화폐 표지의 인물은 그 나라의 대표적인 위인들이다. 우리나라의 화폐 표지 인물인 이순신(100원), 이황(1,000원), 이이(5,000원), 세종대왕(10,000원), 신사임당(50,000원)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위인들이다.
 
미국의 1달러 표지 인물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다. 워싱턴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라는 것은 알아도 그가 회계에 해박한 지식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제이콥 솔 저, 정해영 옮김)에 의하면 워싱턴은 회계를 잘 알았고, 회계장부를 작성하여 공개했으며, 미국 의회도서관은 1750년부터 1794년까지 워싱턴이 작성한 회계장부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2달러 표지 인물은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다. 제퍼슨은 60년간 회계장부를 기록했으며, 그의 삶과 가치 체계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기록했다. 미국의 정치가이면서 교육자이고 철학자이며 자유와 평등으로 건국의 이상이 되었던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던 제퍼슨도 회계를 중시했던 것이다.
 
미국의 10달러 표지 인물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면서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해밀턴은 회계사무원으로 출발하여 효과적인 조세제도와 미국의 재정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섰으며, 오늘날의 미국 금융의 토대를 마련해 미국 건국에 많은 기여를 했다. 미국 헌법 제1조 제9절에 “모든 공금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공식 결산서는 수시로 공표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게 된 데에는 해밀턴의 역할이 컸다. 이 헌법 조항을 통해 투명한 회계가 미국 건국 시 국정의 중심이 되는데 기여했다.
 
미국의 100달러 표지 인물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프랭클린은 인쇄업자의 사무원으로 있으면서 회계를 배웠고, 우체국에 회계시스템을 도입했고, 외교에도 회계를 활용했다. 프랭클린은 복식부기를 아는 사람에게 감탄하고, 그것은 대단한 미덕이라고 자서전에 쓰기도 했다. 프랭클린이 쓴 편지에서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었고,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죽음과 세금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없다.”라는 말은 세금을 얘기할 때 인용되는 유명한 말이다. 
 
미국 달러 지폐 속 인물 중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해밀턴과 프랭클린 두 명뿐일 정도로 해밀턴과 프랭클린은 미국 건국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해밀턴과 프랭클린은 미국 건국 당시의 대표적인 회계전문가였다. 미국 달러의 기타 표지 인물은 링컨(16대 대통령, 5달러), 잭슨(7대 대통령, 20달러), 그랜트(18대 대통령, 50달러)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독립하여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회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특히 미국 건국과 건국 초기에 많은 기여를 한 위인들은 회계전문가이거나 회계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국가재정에서 수입과 지출을 명확하게 기록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에게 알리고, 국가경영을 한 것이 미국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고려시대 개성(송도) 상인들이 사용한 복식부기인 ‘송도사개치부법(松都四介治簿法)’이 있었고, 이는 서양의 복식부기보다 200년 이상 앞서는 등 과거에 우리나라는 회계선진국이었다. 그러나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정신이 지배하면서 직업 중 상업이 가장 후순위가 됐고, 우리나라의 회계도 선진국에서 밀려나게 됐다.
 
다행히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6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전년(46위)보다 9단계 상승하여 64개국 중 37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 63개국 중 꼴찌인 63위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기업과 회계업계, 정부, 학계 등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회계선진국이 되는 것이 힘든 과정이기는 하지만 우리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과정이다. 우리나라가 회계 투명성 순위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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