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측면에 대한 성과를 공개했다. 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노사소통’을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 전날까지 노조 측이 임금협상 문제로 파업을 진행해 왔던 만큼, 소통 부족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보고서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사업 성과를 비롯해 경영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며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밝혔다.
2021지속가능경영보고서.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본격화하며 전담 사무국을 신설하고, ‘RBA(책임 있는 비즈니스 연합)’에 가입하는 등 지속경영 강화 차원에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ESG 경영을 위한 ‘2025 Sustainable Value’ 전략도 소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사 운영의 모든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기후 변화 ▲자원순환 ▲제품 생산 ▲공급망 ▲지역사회 등 5대 중점 추진 분야별로 2025년까지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이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녹색경영을 위해 올해 3월 환경안전 방침을 개정해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등 글로벌 환경안전 경영 체계를 적용했다. 또한 전과정 제품 책임주의 실천 등 지속적으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일터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보고서에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노사소통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며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장별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간 다양한 소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노사 간의 실질적인 소통 및 건의사항 처리 내용을 노사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공지하도록 했다. 또한 노사협의회 홈페이지에는 별도의 고충처리 채널 운영과 정기적으로 고충사항을 공유하고 노사 간의 발전을 위한 개선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삼성디스플레이 내에서는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삼성그룹 내 사상 첫 파업을 시작한 바 있다. 법에서 정한 쟁의 활동을 보장하는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소통 부족에 따른 파업이 진행됐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노조 측은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기존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준인상률 4.5%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인 점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2021년도 임금협상 최종안'을 놓고 노조원 전체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54%에 찬성률 83%로 가결돼 노사 합의가 이뤄져 우려하던 대규모 파업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오는 8일 임금협상 최종안에 대한 체결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결국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는 노사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측이 제시한 요구안을 받아든 노조를 설득시키지 못하고 시간을 끌다 합의에 이뤘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게 됐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동조합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만큼 전체를 대변할 순 없지만, 애초에 임금협상 자료를 제공을 거부했던 사측이 차기임금협상을 위한 임금관련 자료를 노조에 제공하기로 한 것은 충분히 진전된 결과”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