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부문 이익 3년 내 1조로…상장은 2023~25년
배터리 연 생산량, 2030년 500GWh로…전고체 배터리 연구도
"배터리 금속 재활용 사업, 2025년 EBITDA 3000억 예상"
공개 2021-07-01 16:13:55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배터리· 분리막 부문 확대와 폐배터리·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스토리 데이’를 열고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자해 '그린' 자산 비중을 70%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탄소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라는 새로운 기조를 밝힌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0) 조기 달성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전환의 중심축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수주잔고는 1TW 이상으로,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선포한 지난 2017년 5월(60GWh)보다 약 17배 늘었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배터리 부문을 분리해 사업을 더욱 키울 방침이다. 김준 총괄사장은 “배터리는 성장사업으로서, 발전을 위한 자원이 많이 들어가고 이를 조달하는 방안으로 (분할·상장 등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할과 상장 시점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라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분사도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처럼 생산능력 확대와 이익 실현이 관건일 것으로 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 200GWh 이상,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을 달성한 시점에 맞춰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LG에너지솔루션의 5분의 1인 40GWh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배터리 사업 매출은 5263억원, 영업손실은 1767억원으로 흑자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배터리 생산 규모는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한다”라며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에는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대표의 이 같은 목표를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이르면 2023년, 늦어도 2025년에는 상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영위하는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도 생산 설비를 증설해 2025년에는 40억㎡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IET의 실적도 EBITDA 기준 올해 3000억원에서 2023년 7000억원, 2025년에는 1조4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올해 차세대 R&D센터가 건립되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시를 통해 배터리 부문 신사업으로 ‘배터리 금속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임을 알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의 친환경성을 미국 에너지성(DOE, Department of Energy) 산하 국가 지정 연구기관인 아르곤 국립 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로부터 인정받았다.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은 사용 후 배터리에서 회수된 리튬을 하이 니켈(High Ni) 양극재 제조에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우선 추출한 후 NCM 금속을 추출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 기술을 상용화해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방침이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 메탈 재활용도 2024년~2025년에는 상용화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2025년엔 EBITDA 3000억원 정도 창출 가능한 사업”이라고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 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하는 등 친환경 생산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종합화학은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처리 설비 90만t △친환경 소재 생산설비 140만t △생분해성수지 생산설비 6만t을 각각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등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2027년 기준 국내외 생산 플라스틱의 100% 수준인 연간 250만t 이상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 비중 100% 달성 등의 목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No Footprint Left Behind)”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석유개발(E&P) 부문도 분리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재도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