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캐피탈, 건전성 관리 '비상'…우리금융에 손 내미나
올해 3월 말 레버리지배율 9.6배…내년 규제 기준 웃돌아
최근 한 달 사채 3100억원 발행하며 추가 상승 가능성도
공개 2021-06-17 09:40:00
우리금융캐피탈이 자본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우리금융에 손을 내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출처/우리금융캐피탈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는 우리금융캐피탈(033660)이 자본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레버리지(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규제 강화를 예고했지만, 배율이 갈수록 상승하며 한도 턱 밑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에 최근 일반사채까지 대거 발행하며 건전성 저하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우리금융에 손을 내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레버리지배율은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현재 10배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9배 한도 내로 유지하도록 통제할 방침이다. 오는 2025년부터는 8배가 적용되며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경우 1배가 추가로 축소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8월10일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교환비율을 1.0567394:1로 정했으며 교환가액은 우리금융캐피탈 1만1671원, 우리금융 1만1044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우리금융캐피탈은 자본완충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다. 지난 3월 말 레버리지배율이 9.6배를 기록해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지난 2017년 6.6배에서 2018년 7.2배, 2019년 8.4배, 지난해 9.5배로 불어났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 상승 배경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등으로 확장하면서 영업자산이 지난 2017년 3조7196억원에서 2018년 4조5226억원, 2019년 5조6663억원, 지난해 6조7971억원, 올해 1분기 7조4044억원으로 연간 약 22.3% 늘어났다.
 
 
여기에 우리금융캐피탈은 레버리지배율 확대 가능성이 더 커졌다. 최근 한 달 새 운영자금 목적으로 일반사채를 3100억원이나 발행했기 때문이다.
 
일반사채 발행은 총자산 증대로 연결되며 결국 분자가 늘어나면서 레버리지배율이 올라가게 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일반사채를 발행할 경우 레버리지배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지난달 조성한 일반사채는 1400억원 규모로 ▲1회차(2022년 5월27일) 400억원 ▲2회차(2022년 11월25일) 200억원 ▲3회차(2022년 11월28일) 200억원 ▲4회차(2023년 5월26일) 400억원 ▲5회차(2026년 5월28일) 200억원이다. 해당 상환기일까지 총자산으로 잡히므로 레버리지배율 상승요인이다.
 
지난 10일 발행한 1700억원 규모의 일반사채도 ▲1회차(2022년 8월10일) 100억원 ▲2회차(2022년 12월9일) 600억원 ▲3회차(2023년 6월9일) 100억원 ▲4회차(2023년 6월9일) 500억원 ▲5회차(2026년 6월10일) 400억원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우리금융캐피탈은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우리캐피탈은 지난 14일 회차별 상환기일과 상환액이 ▲1회차(2022년 6월15일) 500억원 ▲2회차(2022년 12월15일) 100억원 ▲3회차(2023년 6월14일) 200억원 ▲4회차(2023년 6월15일) 2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현재까지 우리금융캐피탈의 미상환 사채는 총 6조6000억원으로 올해 하반기 만기를 앞둔 사채액은 1조1800억원이다. 최근 한 달 사채 발행액을 고려하면 미상환 사채 확대 조짐이 뚜렷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우리금융캐피탈은 자사주를 처분하며 레버리지배율 축소 의지를 보였다. 우리금융에 총 206만주를 주당 1만1500원에 넘기면서 자기자본을 237억원 늘렸다. 자사주 처분은 자본차감 계정 제외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자본이 확대된다. 자기자본은 레버리지배율 분모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율 축소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자본 증가율이 총자산 증가율을 밑돌면서 결국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배율을 관리하지 못하면 추가 대출을 제한하는 등 영업을 축소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돼서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우리금융이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원은 “우리금융캐피탈은 기타 주주에 분산된 지분구조가 자본확충을 통한 자본적정성 관리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우리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사시 우리금융으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향후 강화되는 레버리지 규제를 감안하면 우리금융캐피탈의 자본완충력 관리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채 듀레이션(잔존 만기)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일각에서 자본확충 방안으로 우리금융을 통한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예상하지만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