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만 10개…브랜드엑스코퍼, 문어발 확장 한계점 오나
1분기 매출 전년 대비 50% 증가한 386억원…영업이익은 52% 줄어
젝시믹스 비롯 사업브랜드 10개에 달해…서브브랜드 구축 '현재진행형'
시장 안착·수익성은 과제
공개 2021-05-25 09:30:00
젝시믹스. 출처/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이 젝시믹스에 의존한 매출 구조를 탈피하고자 다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새로 추진했던 남성브랜드 사업은 중단했고 나머지 신사업들도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이 요원한 상태다.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며 주가는 공모가도 회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인 확장이 도리어 수익성에 '독'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브랜드엑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4% 증가한 38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프리미엄 라인인 제시믹스 블랙 등이 판매 호조를 이루며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1분기 영업이익은 서브브랜드 구축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52.3% 감소한 15억8200만원을 올렸다. 
 
브랜드엑스는 젝시믹스를 대표로 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이들은 레깅스라는 소위 ‘유행템’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애슬레저 패션 ‘믹스투믹스’를 선보인 데 이어 위생용품 브랜드 ‘휘아’,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르시오디에고’를 연이어 출시하며 라인을 확장해왔다. 이후에도 자회사 쓰리케어를 통해 다이어트와 관련한 음식료 브랜드를 전개하는가 하면, 올해 1월에는 셀프 네일 브랜드 젤라또팩토리까지 인수하여 패션·리빙·헬스·뷰티 산업을 커버하고 있다. 홈페이지 기준 이들이 영위하는 브랜드는 젝시믹스를 비롯해 포켓도시락, 닥터셀팜, 거꾸로당 등 10개에 달한다.
 
몸집 키우기 ‘벌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브랜드엑스는 추가적인 사업확대를 위해 ‘유상증자’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지난 3월 브랜드엑스는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수량 한도를 결정했다. 강민준 브랜드엑스 대표는 상반기 내 헬스케어 플랫폼 국민피티 론칭하고 IT 관련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계속적인 인수·합병(M&A)도 시사한 상태다. 
 
브랜드엑스는 사업성을 이유로 남성라인 '마르시오디에고'를 중단했다. 출처/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회사가 더 넓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성이 보이는 다양한 분야에 꾸준히 도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라며 "올해 뷰티와 헬스케어 쪽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안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브랜드엑스는 남성 고객층 확보를 위해 손 뻗었던 ‘마르시오디에고’ 사업을 중단했다. 이 브랜드는 남성용 가죽제품부터 코스메틱·의류·언더웨어 등의 상품을 전개하며 틈새시장을 노렸음에도 브랜드엑스 내 매출 비중이 1%에 그치며 저조한 입지를 가졌다. 아직 브랜드엑스 재무제표에 중단영업손익 반영이 안돼 정확히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자본상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엑스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레깅스를 포함한 에슬레저룩이 70%, 운동제품 및 기타 상품군이 20%로 제스믹스 원브랜드가 90% 수준을 차지한다. 여러 가지 사업에 손을 뻗고 있지만 개인위생브랜드 휘아 7.11%, 믹스투믹스는 2.73%에 그치는 등 신사업 성과는 아직이다.
 
네일 브랜드 젤라또팩토리. 출처/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본상태 악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재고자산회전율 지표는 자본수익률과 유동자산에 해당하는 재고손실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브랜드엑스 재고자산 회전율은 2018년 2.7→2019년 2.5→2020년 1.6까지 떨어졌다. 같은 업황을 전개하는 룰루레몬코리아는 유한회사로 정보공개 의무가 없어 국내 데이터 파악이 어렵지만 글로벌적으로 보면 재고자산 회전율이 3.3이고, 안다르도 지난해 기준 1.7수준으로 브랜드엑스 보다 양호한 편이다.
 
사업 확장으로 광고선전료를 포함하는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중이 커진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브랜드엑스의 매출대비 광고선전료 비중은 2019년 21.7%에서 지난해 28%까지 올라갔다. 종합적인 판관비 측면도 지난 2019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775억원까지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약 13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판관비 등의 영향과 맞물려 영업이익률은 2019년 15.5%에서 지난해 5.8%까지 하락한 상태다. 설상가상 올해 역시 사업확대로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는 등의 대규모 광고선전비 집행이 예정돼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우려를 반영하듯 브랜드엑스 주가는 지난해 공모가도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공모가 1만3000원으로 출발한 브랜드엑스는 종가기준 한때 1만4000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1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여전히 공모가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주가 그래프를 보면 일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라면서 “지난해 8월 상장해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기업이라 실적 외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