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 BBQ, IPO 닻 올리나…성장성은 과제
지난해 매출 3256억원···영업이익 전년비 120% 증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제맥주 '박차'···하반기 본격 생산 가능할 듯
'MZ' 어필 부족·글로벌 사업 지지부진은 해결 과제
공개 2021-05-18 10:00:00
출처/비비큐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업계 3위로 밀려난 비비큐가 활발한 프로모션과 코로나 반사이익 효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자 IPO 재개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과거 실패담이 있는 비비큐는 미래 먹거리로 ‘수제맥주’ 카드를 꺼내 들며 성장성을 자신하고 있지만, 2030세대를 겨냥한 히트작이 없는 데다 지지부진한 글로벌 사업은 과제로 거론된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이하 제너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1% 늘어난 32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 급증한 55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제너시스가 호실적을 보이자 기업공개와 관련한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업계 경쟁자인 교촌치킨이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선례가 있는 만큼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비비큐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와 IPO주관사 계약을 맺고 기업공개를 준비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는 그 기간이 종료돼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제너시스비비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황과 경제여건 등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IPO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주관사 선정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맥주를 팔고 있는 비비큐 매장 전경. 출처/비비큐
 
제너시스는 뼈아픈 IPO 실패 경험이 있다. 과거 비비큐와 BHC는 그룹 내 한 몸이었다. 제너시스는 글로벌 확대는 BBQ가, BHC는 내수 중심으로 방향성을 잡고 지난 2012년 BHC의 기업공개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복잡한 지배구조와 국내 프랜차이즈업의 한계 등이 문제로 떠오르며 코스닥 상장 예심에서 탈락했다.
 
IPO에 실패한 제너시스는 BHC를 사모펀드에 팔았고, 회사가 반으로 쪼개지면서 사업 하락세도 시작됐다. 한때 BBQ는 치킨업계 매출 1위 사업자였지만, 이제는 동생 브랜드 BHC에도 밀리며 3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비비큐가 기업공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 BHC 사례에서 지적된 복잡한 지배구조와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 첫 번째로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현재 비비큐는 지주사인 제너시스-제너시스비비큐로 이어진 단순 일원화 구조다. 제너시스비비큐 지분 64.12%가량을 지주사가, 큐씨피골든볼(유)이 30.54%를 갖는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 2019년 투자회사 큐씨피골든볼에 투자금을 위해 지분 30%를 매각했고, 지분을 담보로 무기명식 이권부 교환사채(EB) 6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해당 교환사채는 큐씨피사가 경영성과 등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지배구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비큐는 오는 2022년 7월부터 지분을 되사올 콜옵션(미리 정한 행사 가격에 지분을 매입하는 권리)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비비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포함)은 645억원 수준으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해 지배력이 달라지는 등의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두 번째 들여다볼 점은 성장성이다. 비비큐는 프랜차이즈 포화상태 속 미래성장동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들이 준비한 무기는 바로 수제맥주다.
 
비비큐는 지난해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와 손잡고 치킨업계 최초 수제맥주 사업에 손을 뻗었다. 크래프트 방식의 자체 비비큐비어를 출시하며 치맥 시너지를 꾀한 것이다. 수제맥주사업 확대를 위해 비비큐는 이천에 자체 양조공장도 건설 중이다. 올 하반기 공장이 가동하면 연간 145만ℓ, 단순 계산으로 500㎖ 맥주 290만잔의 캐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실제 제너시스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지난해 388억원으로 전년 243억원 대비 59% 훌쩍 증가했는데, 이러한 대규모 투자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제너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독일에 수제맥주 공장 설비를 발주했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제작 및 배송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라면서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오른쪽)과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가 수제맥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출처/비비큐
 
판로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BBQ 체인점에서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형태를 넘어 유통 소매 채널로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BBQ는 수제맥주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천 공장을 기점으로 체인점에 공급하는 수제맥주 사업을 전개하고, 제주맥주와 협업을 통해 편의점 등에 공급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지고 간다.
 
다만 성장성 측면에서 소비의 패권을 가진 ‘MZ세대’에 어필할만한 점이 부족한 것은 아직 과제로 남는다. 실제 비비큐는 그동안 기본 메뉴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던 반면 경쟁사 BHC는 ‘뿌링클’, ‘커리퀸’ 등 획기적인 신메뉴가 연이어 빅히트치며 탄탄한 지지층을 보유한다. 이에 지난해부터 비비큐는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 구축과 자사 앱 서비스 강화에 돌입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메이플버터갈릭 치킨 등 신제품 출시와 네고왕과 같은 과감한 마케팅 투자를 단행하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상황이다.
 
지지부진한 ‘글로벌사업’도 해결해야 할 관문이다. 윤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북미와 유럽, 중동 등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로 2025년까지 전 세계 가맹점 5만개를 개설하겠다는 목표를 강하게 내비쳤다.
 
BBQ는 치킨업계를 선도해 지난 2003년 해외사업 첫 삽을 뜬 후, 홈페이지 기준 현재 약 47개국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BBQ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한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비비큐글로벌)’을 통해 해외사업을 전개한다. 이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글로벌 매장을 통해 현지법인이 올린 매출의 일부를 비비큐글로벌이 수수료(약 7%) 형태로 수취하는 형태다. 
 
비비큐 해외매장 전경. 출처/비비큐
 
그러나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이렇다 할 성과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비비큐 글로벌 프랜차이즈 매장매출은 약 590억원 수준이었는데 국내 법인인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의 매출은 54억원, 21억원 순손실을 입었다. 물론 지난 2019년 매출 34억원, 당기순손실 44억원 보다는 개선됐다지만 사업 초기부터 이어지는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실적 침체는 지배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해 연결기준 제너시스비비큐 대손충당금 합계는 총 103억원으로 전년 45억원에서 128%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이 크게 작용했다.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 법인에만 10억원 매출채권 충당금이 잡혀있고, 미수금으로 61억원의 매출채권이 쌓여있는 등 전체 대손충당금 포션 중 70%가량을 차지한다. BBQ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으로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짐에 따라 소규모 픽업배달 매장(BSK) 등을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비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사업은 나라마다 가맹사업법 등 환경이 다르고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어려워 외식업 프랜차이즈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라면서 “현재 하나하나씩 허들을 제거해 가는 과정으로 제대로 정착되면 성장원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