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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 재무구조 우수하지만…투자 부담엔 ‘경종’
2017년 상장 이후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
한기평 “신제품 시장 침투 양상 모니터링 필요”
운전자본투자 부담 확대…순영업활동현금흐름 작년까지 ‘적자’
공개 2021-05-11 09:2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실질적인 무차입의 우수한 재무 구조를 갖춘 것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초기 안전재고 확보로 운전자본투자 부담이 늘어난 데 대해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신용등급(ICR)에 대해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견고한 위치와 함께 현금 창출력이 안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코스닥 상장 당시 1조원의 현금이 유입된 이후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종속법인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난해 총차입금(2029억원)이 2019년 대비 74% 증가했지만, 5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자산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해외 시장 독점 판매권과 현지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 등을 토대로 견고한 글로벌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파키스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히기도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파키스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좌측 사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우측 사진은 유럽 주요 국가 출시를 앞둔 램시마.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회사는 이 밖에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시장 내 영역 확장을 모색할 방침이다. 다만, 회사 제품이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출지가 중요하다고 한기평은 내다봤다. 주력 품목인 램시마, 허쥬마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지난해 셀트리온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트룩시마의 미국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승언 한기평 연구원은 “신제품의 유럽 출시 이후, 시장 침투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봤다. 수익 변동성 역시 짚어볼 부분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까지 매출 성장세를 시현했지만, 기존 품목의 경쟁 심화와 단가 하락으로 인한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뎠다.
 
특히 2018년 인플렉트라(북미), 트룩시마(유럽) 등 실제 판매 가격이 과거 예상 가격보다 낮아 변동대가가 발생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 부담도 확대했다. 초기 안전재고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이행보증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이 큰 폭으로 늘어나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운전자본·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셀트리온으로부터의 매입 단가와 파트너 회사에 대한 납품단가, 실제 판매단가 등 단가 조정에 따라 운전자본 변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까지 신제품 출시로 인한 재고자산 투자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단가 조정에 따른 파트너사와의 정산분이 계약자산으로 계상되면서 운전자본투자가 발생했다.
 
작년엔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 품목이 추가돼 재고자산이 증가해 투자 부담은 더 높아졌다. 높은 투자 부담은 곧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적자로 이어졌다. 작년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규모가 2019년 대비 대폭 증가해, 적자 규모가 축소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김승언 연구원은 “향후 운전자본 투자 부담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판매권 기본계약 변경 등으로 글로벌 독점판매권이 훼손되거나, 순차입금/EBITDA 0.5배 초과 상태가 지속하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