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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담을 수 있을까
공개 2021-04-30 08:3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요즘은 가히 ESG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과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철자를 딴 것으로서 경제적 가치 외에도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도 관심을 가져야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유지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개념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ESG 활성화를 논하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ESG의 과열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코로나19로 환경변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세계 최대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이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은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등이 계기가 되어 ESG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었다. 미국에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것도 ESG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현재 ESG 성과 보고와 관련하여 수백 개의 ESG 보고서 작성기준이 존재하고, 보고서에 대한 인증이 의무화되지 않아서 보고서의 신뢰성이 낮고, 평가기관마다 ESG 평가결과가 달라서 평가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ESG의 활성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회계에서는 ESG를 어떻게 볼까? 그동안 회계에서는 ESG에 관한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나라의 상장법인 등이 채택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에는 ESG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반기업회계기준 “제33장 온실가스 배출권과 배출부채”가 있어서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보고를 하는 상장법인 등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제정하는 국제회계기준재단(IFRS foundation)은 올해 중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SSB)를 설립하여 ESG 표준 회계기준을 논의한다고 한다. 
 
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담을 수 있을까? 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포함하시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가장 먼저 객관적인 측정의 문제가 대두된다. 회계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숫자로 표현하므로 계량화가 가능해야 재무제표에 포함할 수 있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ESG 성과를 화폐로 측정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의 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가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S기업이 사회적 기업의 사회성과를 평가하여 몇 년째 지원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재단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설립되면 이러한 노력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재무제표에 반영한다면 어디에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에 포함한다면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만, 주석에 포함한다면 다소 쉬운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내용을 주석에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주석에 보고하고, 점차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셋째, 보고 대상의 문제가 있다. 모든 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중요하고 측정이 가능한 부분부터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 탄소배출, 산업재해, 소비자 권익보호, 조세부담 등 중요하고 측정가능한 부분부터 반영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넷째, 보고 범위의 문제가 있다. 재무제표에는 정량화가 가능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핵심지표만 포함하고, 정성적이고 표준화하기 어려운 추가지표는 별도의 보고서로 보고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SG가 활성화될수록 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반영하고자 하는 요구가 커질 것이다. ESG 성과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은 전통적인 회계 입장에서는 큰 변화다. ESG 성과를 실제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 ESG 시대에 부응하는 회계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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