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젠트 '경영권 분쟁' 격화…물건너 간 IPO·고꾸라진 EDGC 주가
경영권 탈환한 석도수 대표…EDGC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 중”
주주배정 유상증자 막은 석도수 측…“솔젠트 손해 막대”
경영권 분쟁으로 IPO 막힌 솔젠트…최대주주 EDGC 주가도 곤두박질
공개 2021-02-24 10:00:00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솔젠트 최대주주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245620))와 WFA투자조합·소액주주연대 간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솔젠트 대표직서 해임됐던 석도수 대표는 임시주총·이사회를 거쳐 올 1월 대표이사직을 되찾았지만 EDGC는 합법적인 절차가 아니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법적 다툼과 신경전이 이어지며 솔젠트 기업공개(IPO)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EDGC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솔젠트 코로나19 진단키트. 출처/솔젠트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준 솔젠트 지분구조는 EDGC와 WFA투자조합이 각각 22.9%, 11.4% 보유하며 최대주주와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WFA투자조합의 조합장은 석도수 대표가 겸직하고 있는 상황이다.
 
솔젠트 경영권 분쟁은 석도수 대표가 주축이 된 WFA투자조합-소액주주연대(이하 석도수 측)와 EDGC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8월 석도수 대표 해임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8월7일 솔젠트 최대주주인 EDGC 측은 석도수 대표를 해임하고, 이후 11월 석 대표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명희 공동대표가 선임되면서 솔젠트 이사회는 이명희·유재형 공동대표와 석도수 사내이사 등 총 3인으로 구성됐다. 이명희·유재형 공동대표는 EDGC 측이 선임한 인사들이다.
 
석도수 대표 해임 직후 EDGC 측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자 석도수 측은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1월12일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도 RCPS에서 전환된 EDGC의 보통주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불허했다.
 
EDGC는 지난 1월13일 ‘이사 2인 및 감사 1인 선임’ 안건의 주주총회를 2월4일로 연기했지만 이날 석도수 측과 손잡은 소액주주연대는 주주총회를 강행했다. 당시 의결권 주식수의 과반이 넘는 51.03%(538만주)가 주주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석도수 대표가 경영권을 되찾게 됐다.
 
경영권을 탈환한 석도수 대표 측은 EDGC 측 인사인 유재형·이명희 대표를 해임 후 배임혐의로 고발조치하고, EDGC 측이 결정했던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EDGC 측은 이들이 개최한 임시주주총회는 적법하지 못했다며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EDGC·솔젠트 이사회 vs 석도수 측 간 고소·고발 난무
 
EDGC 측과 석도수 측간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솔젠트는 지난 1월6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체화한다고 발표했다. 유상증자 확보자금을 통해 △신축 스마트공장 내 대량생산설비 대거 도입 △대량공급계약을 대비한 원활한 원부자재 조달 △해외생산기지 설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석도수 측은 경영권을 탈환한 후 EDGC가 주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관련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석도수 측은 <IB토마토>에 “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과 실권주 매수 등을 통해 확대된 EDGC 지분이 솔젠트 경영권 지분 확보에 이용되는 것 등이 우려됐고 솔젠트는 30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가 불필요하다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EDGC 측은 솔젠트의 경쟁력 확보에 사용될 운영자금을 막는 등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석도수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해당 건은 민사소송건으로 ‘소의 제기절차’까지 마친 상태로 파악됐다. 또 지난 1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RCPS에 대해서는 본안소송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EDGC 측은 지난 1월 회사 인감·주주명부 등기 등 절차를 갖추지 못한 채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석도수 대표를 등기에 올린 사안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이의제기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석도수 측은 <IB토마토>에 “지난 18일 법원이 EDGC 측의 이의제기 등을 기각 결정했다”라며 “석도수 대표이사가 법적 지위를 인정 받았음에도 이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DGC 측은 지난해 11월 석도수 대표에 대해 배임과 업무상횡령죄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키도 했다. 수조원이 달하는 솔젠트 진단키트 미국 시장 독점권을 대가 없이 5년간 부여했다는 점과 외부감사를 회피하며 IPO 일정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석도수 측은 <IB토마토>에 “앞선 계약은 석도수와 유재형 대표 두 사람이 같이 날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석도수 대표를 해임한 근거 마련을 위해 이제야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YTS(베스트엠테크)와 계약체결 이후 국내 최초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진단키트를 납품하는 등 오히려 성장 발판이 되게 했다”라고 반론했다.
 
소송제기 당시 검찰 수사권이었던 건이 현재는 경찰 수사권으로 이관됨에 따라 인수인계 등의 이유로 수사가 지연이 되고 있는 상태다.
 
석도수 측은 EDGC와 솔젠트 이사회가 저지른 각종 경영행위에 대한 감사를 진행, 배임혐의가 드러날 경우 빠짐없이 의법처리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석도수 측은 EDGC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4분의 1 가격에 보통주로 전환한 데다 시가의 8분의 1 가격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로 인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점과 석도수 대표 해임 이후 솔젠트 실적이 크게 감소한 반면 EDGC의 솔젠트 관련 판매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다며 유재형·이명희 공동대표를 배임혐의로 고발조치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EDGC 측은 “솔젠트 매출은 줄었는데 EDGC헬스케어를 통해 솔젠트 진단키트를 판매하는 EDGC의 판매수수료만 늘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라며 “EDGC헬스케어를 인수하기 전 판매수수료가 적었던 시점과 인수 후 판매수수료가 늘어난 것을 비교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덧붙였다.
 
경영권을 탈환한 석도수 측은 솔젠트를 하루 속히 EDGC로부터 독립시키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EDGC 측은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주총회 적법성 여부는 법원 재판부에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양측 간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승리의 깃발이 누구의 손에 쥐어지게 될지는 미지수다.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 출처/솔젠트
  
솔젠트 IPO 상장 추진 ‘올 스톱’…EDGC 주가 '곤두박질'
  
양측 간 법적 다툼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곳은 상장 추진 중이었던 솔젠트다.
 
현재로썬 솔젠트의 IPO 상장은 불가하다.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경영권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한 경우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장심사의 질적 심사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EDGC 측은 2019년 말부터 솔젠트 IPO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 후 6월 예비심사까지 마쳤다. 예비심사서 지난해 하반기까지 △최대주주 지분 20% 이상 확보 △사내이사 겸직 이슈 해소 등을 권고받았다.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당시 EDGC 부사장이었던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는 부사장 자리를 내려놨고, EDGC헬스케어 대표였던 이명희 솔젠트 사내이사는 EDGC와 EDGC헬스케어와의 합병을 통해 겸직 이슈를 해소했다.
 
그러던 중 석도수 대표가 배임횡령 건으로 해임을 당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한국거래소는 ‘경영권 안정 불확실’을 이유로 IPO 심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즉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기 전까지 솔젠트 IPO 추진은 불가한 실정이다. 
 
EDGC는 석도수 측이 솔젠트 IPO를 통한 성장보다 차익실현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한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19년 12월 3000원 수준이던 비상장 기업인 솔젠트 주식가치가 진단키트 판매호조로 2020년 4~5월 기준 3만3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라며 “2019년 12월 말 기준 WFA투자조합의 솔젠트 지분율이 16.4%에서 2020년 8월 11.4%로 줄어들었는데 시장가격이 올랐을 당시 지분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을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상장을 위해서는 최대주주 20% 이상 지분 확보가 필요한데 오히려 지분을 매도했다”라며 “EDGC는 솔젠트의 직상장을 위해 단 한 번도 지분을 시장에 매도한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석도수 측은 EDGC측에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함에 따른 지분 변동이라고 반박했다. 석도수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11월 EDGC가 보유한 RCPS 물량을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주식수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지분율이 줄어들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도수 대표가 주축인 WFA투자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솔젠트 지분은 10%대 수준으로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즉 이들은 경영안정성을 보증할 수 있는 최대주주 요건(20% 이상)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끝나더라도 IPO 추진은 불가한 실정이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석도수 측의 지분과 소액주주의 지분을 묶어 제3자에게 매각 후 인수·합병(M&A) 하는 방법으로 EDGC 지분율을 보다 키우지 않는 이상 IPO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도수 측은 <IB토마토>에 “WFA투자조합은 우호지분을 포함 솔젠트의 지분 33%를 확보하고 있는 핵심경영주체이며, 지분 확대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가며 글로벌 분자진단 전문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솔젠트 진단키트 판매와 상장 추진 소식으로 급등세를 펼쳤던 EDGC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 이슈로 고꾸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4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만9800원(3월31일 종가기준)까지 상승했지만 솔젠트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18일 종가기준 8190원까지 내려앉았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권 분쟁 이유로 주가가 지속 하락 중”이라며 “EDGC헬스케어 합병을 통한 매출 호조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이슈만 주가에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