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롯데렌탈 부채비율 642%…재무지표 ’빨간불‘
차입금의존도 73%·레버리지배율 7.4배
한국기업평가 “재무구조 개선 여부 모니터링 할 것”
공개 2021-02-10 13:50:54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롯데렌탈이 실적은 견조한 반면 부채비율이 642%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는 열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획된 자본 확충 방안이 보류된 가운데 향후 외부 자본을 유치 중인 자회사 그린카와 IPO(기업공개)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당면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렌터카 전경. 출처/롯데렌탈
 
롯데그룹 계열사인 렌탈전문업체 롯데렌탈은 차량·정보통신기기·의료장비 등 렌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9월 말 기준 차량보유대수는 23만1775대, 시장점유율 22.4%로 업계 1위의 시장지위에 서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일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높은 타인자본 의존도 등 재무부담이 과중한 점 등이 반영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조7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1294억원, 당기순이익은 83% 증가한 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고차 매각대수 증가와 LPG 차량구매 관련 규제 완화 효과로 중고차매각이익이 증가(2019년 3분기 256억원→2020년 3분기 361억원)한 것이 주효했고, 렌탈원가·판관비 절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장기렌트 비중이 높은 것도 수익성 안정에 한 몫 했다. 롯데렌탈은 2020년 9월 보유대수 기준 장기렌트 비중이 90%에 달한다. 장기렌트는 고객이 차량을 신차로 구매해 3년 내외의 장기로 대여하는 것으로 월별 렌트료가 계약·차량구매 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장기렌트 비중이 증가할수록 실적의 안정성은 높아지게 된다.
 
특히 롯데렌탈은 신차 장기렌터카 광고 캠페인(신차장)을 통해 B2C(고객과의거래) 영업을 강화하면서 B2C 장기렌터가 고객이 증가(3분기 기준 29% 증가)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롯데렌탈은 경쟁사 대비 레버리지배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 3분기 기준 롯데렌탈의 레버리지배율은 7.4배로 SK렌터카(4.7배), 레드캡투어(2.6배)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배율이란 기업이 타인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와 타인자본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재무위험을 측정하는 지표다.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레탈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5년 2조609억원에서 2020년 3분기 3조6325억원까지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총차입금 역시 2조2790억원에서 3조9903억원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73%로 나타났다. 총자본 중 3분의2 이상이 ‘빚’이라는 뜻이다.
 
유동성 관련 지표 역시 미흡하다. 2020년 3분기 단기성차입부채(1.6조원)가 현금성자산(3578억원)과 금융기관 미사용약정한도(8969억원·USD 500만)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현금성자산(3578억원)으로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6726억원)도 갚을 수 없어 향후 차입금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크게 상승했다. 2020년 3분기 기준 롯데렌탈의 부채비율은 642.3%로 나타났다. 롯데렌탈의 부채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823.8%, 2016년 506.1%, 2017년 587.5%, 2018년 608.1%, 2019년 677%, 2020년 3분기 642.3%로 나타나며 500~80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롯데렌탈의 악화된 재무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갖고 있는 현금을 뜻한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2020년 3분기 기준 롯데렌탈의 잉여현금흐름은 -263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3654억원, 2017년 -4783억원, 2018년 -3922억원, 2019년 -3128억원으로 수년간 마이너스 잉여현금 흐름을 보이며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했다.
 
 
대출상환능력 판단 지표인 유동비율은 48.5%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으로 보며 100%가 안 된다는 것은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롯데렌탈은 하이브리드 증권 발행 등 당초 계획했던 자본 확충 방안이 보류·지연돼 재무부담이 여전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향후 롯데렌탈이 레버리지배율 7배 초과를 지속할 경우 등급하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연결대상 자회사인 그린카의 외부 자본 유치가 롯데렌탈의 재무부담 완화로 이어지는지 여부와 IPO추진 등을 통해 레버리지배율이 개선되는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가 신규영업 부진, 렌탈료 연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중기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