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지난 1월12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어 ‘감사인선임위원회’의 최소 정족수가 7명에서 5명으로 축소되고, 감사인선임위원회 위원 중 ‘채권·금융회사’ 위원의 자격이 ‘임원’에서 직원을 포함한 ‘임직원’으로 확대됐다.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회사는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선임하지만, 감사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회사는 감사인선임위원회 승인을 받아 감사가 선임한다. 그동안 감사인선임위원회는 감사(1명), 사외이사(2명 이내), 기관투자자 임직원(1명), 주주(2명), 채권·금융회사 임원(2명) 등 7명 이상으로 구성되었다. 감사인선임위원회를 대부분 독립적인 외부인사로 구성하게 한 것은 외부감사인 선임에 경영진이 개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감사인선임위원회의 구성과 관련된 기업의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주 등 외부위원의 소극적인 태도로 위원회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주주 2명을 위원으로 선임해야 하나, 주주에게 연락이 잘 안되어 위원회 구성에 어려움이 많다는 불만이 있었다. 따라서 주주 2인을 1인으로 축소하고, 채권·금융회사 위원 2인을 1인으로 축소하여 감사인선임위원회의 정족수를 7명에서 5명으로 줄인 것이다.
둘째, 기관투자자 위원(임·직원 모두 가능)과는 달리 채권·금융회사 위원은 임원으로만 한정되어 있어 위원회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채권·금융회사의 경우에 기업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금융기관의 일선 지점장(직원)이 참석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채권·금융회사 ‘임원’을 ‘임직원’으로 바꾸어 임원이 아닌 직원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2019년에는 감사인선임위원회의 개최 주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주권상장법인 등에 대해서는 3년 단위로 외부감사계약을 체결하는데, 감사인선임위원회 개최 주기가 1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금융위원회가 유권해석을 통해 개최 시기를 3년으로 명확히 하여 기업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감사인의 선임은 감사인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다. 따라서 ‘신(新) 외부감사법’ 이전에는 회사가 감사위원회나 감사인선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감사인을 선임하였으나, 신 외부감사법에서는 감사인의 독립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감사위원회나 감사가 직접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바꾼 것이다.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서 기업들은 환영한다. 물론 불필요하게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하다. 임원과 직원이 모두 허용되는 기관투자자와는 달리 임원만 허용되는 채권·금융회사 위원을 직원까지 확대한 것은 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바람직한 변경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감사품질이 훼손될 가능성은 없는지, 악용될 여지는 없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변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관투자자와 주주, 채권·금융회사의 관심이다. 이들은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발생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이해관계자다.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발생한 후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인선임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독립적으로 감사를 잘하는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에도 주주와 채권·금융회사의 무관심 때문에 개정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프면 ‘명의(名醫)’를 찾듯이 ‘명감사인(名監査人)’을 찾는데 감사인선임위원회가 앞장서야 한다.
그동안 관심이 대기업에 치중되다 보니 감사위원회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감사인선임위원회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한 것이 사실이었다.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발생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주주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제는 감사위원회뿐만 아니라 감사인선임위원회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
감사인선임위원회가 독립적이고 유능한 외부감사인을 잘 선임하는데 기여하는 등 본래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부실감사 방지의 첫걸음을 잘 내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