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호적 영업환경 지속…'적자 수렁'에 빠진 형지엘리트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망 불투명
재무안정성 악화 가능성
공개 2021-01-14 10: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패션그룹형지의 주력사 중 하나인 형지엘리트(093240)의 수익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구조인 에스콰이어와 라젤로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유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개선했던 재무안정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엘리트의 회계연도 2021년 1분기(6월 결산, 2020년 7~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1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여전히 지속됐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복 사업은 전국 170여개의 대리점에서 조달청과 학교장터 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물량을 형지엘리트에 발주해 판매하며 주력 자회사인 에스콰이어는 백화점, 아웃렛·할인점 등 200여개의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회계연도 2020년(2019년 7월~2020년 6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학생복 부문은 수주사업의 특성으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에스콰이어는 소매 판매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할인판매가 확대되면서 매출원가율이 상승했지만 비용절감과 경영효율화 노력으로 판매관리비가 줄면서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다. 지난해 연말 3차 확산으로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학생복 사업부는 학교주관구매제의 교복 입찰, 납품, 대금 결제가 지연된 탓으로 회계연도 2021년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2~3월이 성수기이지만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해 등교개학이 늦어지면 납품, 대금결제 지연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내수 패션업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갖고 있는 에스콰이어, 라젤로 등 자회사 브랜드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이는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재무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형지엘리트는 2016년 토지와 부동산 매각(303억원 규모)과 2017년과 2018년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 행사(36억원), 2019년 주주배정 유상증자(167억원) 등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고 자기자본을 확충해 재무안정성 지표를 개선했다.
 
 
 
부채비율은 회계연도 2016년 199.9%였으나 2017년 173.5%, 2018년 134.5%, 2019년 90.6%, 2020년 85.3%, 2021년 1분기 84%로 점차 낮아지며 현재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48%에서 2017년 30.6%, 2018년 20.6%, 2019년 22.2%, 2020년 23.1%, 2021년 1분기 21.1%로 20%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회계연도 기준 2018년과 2020년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재무안정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커진 실적 불확실성은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내수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증가와 온라인 유통망 정비 등에 따른 투자부담으로 올해(회계연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상해엘리트’ 등 계열사에 대한 자금 대여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형지엘리트는 온라인 판매 강화를 통해 실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교복 플랫폼 ‘교복몰’과 MOU를 맺고 프리미엄 교복라인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올해 신입생 입학 시즌에 맞춰 비대면 사이즈 측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에스콰이어와 라젤로 역시 온라인,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 판매에 나선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온라인 서비스 강화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71억원의 1분기 매출을 기록한 중국 합자법인 상해엘리트 성장세 또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