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핵심 연결고리' CJ올리브영, 프리IPO 본입찰 '흥행'
현백·IMM·골드만 등 숏리스트 대부분 본입찰 참여
프리IPO, 승계와 얽혀있어 투자 매력도 증가…변수는 '가격'
공개 2020-12-16 17:47:05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국내 1위 H&B(헬스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의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CJ그룹의 승계 문제와 얽혀있는 투자유치인 만큼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대부분이 참여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신한금융투자가 진행한 CJ올리브영 프리 IPO에 관한 본입찰에 전략적투자자(SI)인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을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 △골드만삭스PIA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JKL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했다. 적격인수후보 대부분이 참여하며 흥행을 이어가게 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연내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CJ측은 올리브영의 2022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프리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딜의 최고 관심사는 CJ(001040)그룹의 승계다. 매각 대상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097950) 부장(17.97%)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장녀 이경후 CJ ENM(035760) 부사장(6.91%) 등 오너 일가 지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매각 대금은 향후 승계자금(상속세·증여세)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CJ올리브영 당일배송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 남성 화장품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도 가치 측정할 때 주요 요소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딜의 가장 큰 이슈는 승계"라고 설명했다. 
 
이경후 CJ ENM 부사장 대우(왼쪽)와 이선호 CJ제일제당 전 부장. 출처/뉴스토마토
 
CJ그룹은 승계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해 12월9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딸인 이경후 부사장과 아들인 이선호 부장에게 우선주(CJ(001040)4우) 184만 1336주를 증여했다가 올 3월 취소하기도 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으로 증여세 신고기한인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취소를 할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3월31일까지 취소할 경우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증여 취소의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변동이었다. 이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CJ4우의 지난해 12월9일 종가는 6만5400원이다. 하지만 3개월 뒤 코로나19가 만연하며 지난 3월23일 주가는 3만 3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16일 현재 CJ4우의 주가는 6만3100원이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 일가가 당시 증여 취소로 인해 100억원가량 절세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승계 작업은 임원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이달 10일 있었던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 ENM부사장은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2018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그는 2년 만에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하지만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 복귀는 무산됐다. 그는 지난해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의 복귀는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라면서 "두 자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만큼 올리브영 지분 투자의 매력도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