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 2015년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지속적인 자금 수혈을 해왔던
자연과환경(043910)이 이번엔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실적 부진으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미흡하자 그나마 안정적으로 관리된 재무안정성 지표를 바탕으로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사업안정성으로 인해 매출 역성장과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번 전환사채 발행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연과환경은 다음달 14일 제1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3년 만기로 모집규모는 110억원이다.
CB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추가 담보 여력 확보 및 단기성차입금 감소로 인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선순위로 오는 4분기까지 단기차입금 상환에 10억1300만원, 매입채무를 갚는데 13억4000만원을 사용한다. 또한 공주와 보령에 위치한 공장에서 사용될 원자재(콘크리트, 철근, PS강선)를 구입하는 운영자금으로 83억5100만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자연과환경은 아쉬운 영업실적으로 기록 중이다. 건축용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사업을 통해 외형이 빠르게 확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부진과 납품지연, 수주 감소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2017년 132억3900만원, 2018년 248억2800만원, 2019년 317억1000만원으로 증가하던 매출액은 올해 3분기 누적 197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주력 사업인 건축PC 및 저류조 매출은 47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3% 줄었다. 자연과환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시장침체와 PC저류조 사업부문 남품이 발주처의 상황으로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2017년 -43억8200만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 5억5900만원, 2019년 8억14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23억98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감소에 따른 매출원가율 상승과 인력충원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이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67억6500만원, 2018년 6억1100만원, 2019년 -14억6900만원, 올해 3분기 누적 -43억2400만원으로 2018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였다.
수익성이 나빠지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이는 부진한 자체현금창출력으로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자연과환경의 잉여현금흐름은 2015년 -164억원, 2016년 -51억원, 2017년 -47억원, 2018년 -26억원, 2019년 -21억원, 올해 9월 말 -61억원으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진다. 실제 자연과환경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약 464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해 미흡한 자체현금창출력을 보완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관리했으며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60.6%, 차입금의존도는 19.2%로 비교적 양호한 재무안정성 지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자본총계가 감소해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1%p, 1.2%p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8월 159억55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 차입금을 일부 상환해 부채총계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5.6% 줄었음에도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자산총계가 6.7% 감소하며 관련 지표가 나빠졌다.
결국 안정적인 자체현금창출력을 낼 수 있는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 지난해 유상증자 후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다시 외부자금 조달에 나선 것을 볼 때 이번 전환사채 발행 역시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한다면 단기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자연과환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물류센터 등에 활용돼 수요 증가 가능성이 높은 ‘건축PC’와 우천피해를 막기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저류조를 설치해야 하는 법률이 만들어져 역시 관련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PC저류조’에 집중·투자해온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