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예전 같지 않네"…하이투자증권, 수익성 저하 '우려'
우발채무 가운데 부동산PF 관련 비중 가장 높아
하이투자증권 "안정성 높은 국내 사업장 위주여서 리스크 낮다"
공개 2020-09-21 10:0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금 유입이 줄면서 우발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PF부문을 중심으로 사업규모를 키워온 데 따라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그동안 공을 들여온 부동산PF부문이 자칫 회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자산건전성. 출처/한국신용평가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온 대표적인 중형 증권사로 꼽힌다. 2010년부터 일찌감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대출주선을 주로 내주며 부동산금융에 힘을 실어왔다. 2017년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개발사업에서 7000억원가량의 대규모 대출주선을 따냈고, 이외에 해운대 중구 레지던스호텔, 용인 레지던스 개발 등 수익성이 높은 호텔PF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 수익이 주로 부동산PF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 사업장 등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사업부문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실사가 자유롭지 못한 데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전망이 이어지면서 하이투자증권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 비중이 크고 지방 사업장 및 산업단지 등 경기에 민감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져)가 상당한 편”이라며 “특히 위험노출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분양률 추이 등 건전성 관리 현황을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우발채무는 1조3463억원으로 지난해 말(9776억원)보다 37% 늘어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이후 신규로 취급한 우발채무 규모가 약 1조원으로 전체의 73%다.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는 전체의 88%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노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130%로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과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체 수익원 중에서도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투자은행(IB) 부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영업순수익 가운데 IB부문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 이 가운데 부동산PF 관련 수익이 대부분으로, 경쟁이 심화된 아파트보다는 물류센터나 지식산업센터 위주로 영역을 다각화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PF가 아닌 새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부동산PF는 증권사들이 안정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문이었다”라며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지난해부터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PF 시장규모 축소와 그에 따른 이익 기반 약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부동산PF처럼 증시 환경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새 동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현재까지 안정성 위주로 부동산PF 사업을 키워왔기 때문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은 해외보다는 국내 위주로 부동산PF사업을 진행해왔고, 시공사 신용등급을 A 등급만 취급해왔고 담보대출 비율도 50%로 높은 편”이라며 “내년까지 강화된 정부의 부동산PF 규제에 맞추는 것 역시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