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위기' 체리부로, BW청약 기간 확정
일반공모 청약기간, 21일~22일
BB-/부정적 등급, 추가 하락 여지도 있어
공개 2020-09-04 18:01:08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한계기업 위기에 놓인 닭고기 전문 기업 체리부로가 창사 이래 최초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선 가운데,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청약기간을 확정했다. 
 
4일 체리부로는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일반공모 청약기간을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로 결정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행사가액은 청약일 3거래일 전인 16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체리부로 제1회 무보증 신수인수권부사채는 분리형으로 '신주인수권증권'과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이 각각 상장돼 유통된다.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의 상장예정일은 이달 24일이고, '신주인수권증권'의 상장예정일은 내달 14일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체리부로의 신용등급을 'BB-/부정적'으로 메겼다. BB등급은 투기 등급으로 평균 누적부도율이 11.4%(광의 기준)에 이른다. 한 단계 떨어져 B등급으로 강등될 경우, 평균 누적부도율이 20.16%(광의 기준) 오른다. 
 
체리부로의 주요실적.출처/한국신용평가
 
체리부로는 닭고기 계열사를 활용해 종계 사육, 부화, 사료, 도계, 가공, 유통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코스닥 상장사다. 또한 주주사인 한국일오삼(처갓집양념통닭 브랜드 보유)을 통해 프랜차이즈 망을 활용, 수직계열화된 사업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육계 산업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큰 탓에 실적이 시세에 의해 좌우된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해 육계 가격이 상승하며 체리부로는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8년 무더위, 2019년 육계시세 하락 등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2년 반 동안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체리부로는 한계기업 상태다. 한계기업이란 2~3년간 꾸준히 영업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체리부로는 꾸준히 영업 손실을 냈기에 당연히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그 결과,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7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33.6%였던 체리부로는 올해 상반기 말 289.7%까지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43.9%에서 54.4%까지 증가했다. 즉,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입을 이용해 구입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재무 상태는 악화 일로에 놓였지만, 영업 부분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 상반기 말 영업손실률은 12.8%로 지난해 말 기준 4.8%보다. 8%p 커졌다. 
 
매출규모는 되려 줄고 있다. 2017년(3613억원)과 비교해 연결 기준 매출은 2018년 2938억원, 2019년 3015억원으로 각각 18.6%, 16.5% 감소했다. 올 상반기 역시 감소세다. 연결 기준 이번 상반기 매출액은 1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도 업황의 등락이 반복됨에 따라 영업창출현금흐름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제약이 따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실적 변동성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당분간 외부 의존적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주요 자산 대부분이 담보로 제공돼 있어 관계사에서 재무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재무융통성이 취약한 모습"으로 진단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