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유소 리츠' 청약 경쟁률 1.54:1…공모리츠 침체 반영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 1.54:1로 최종 집계
기초자산 매력 대비 공모리츠 시장 분위기 침체 속에 아쉽다는 평가
공개 2020-08-07 18:36:1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청약에서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넘겼다. 냉랭한 공모리츠 시장 분위기 속에서 선방한 결과지만 최근 2차 전지 및 바이오업종에 부는 투자열풍에 비하면 아쉽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공모청약 최종 경쟁률이 1.54:1로 집계됐다. 전날 파악된 중간 경쟁률 1.38:1에서 소폭 올랐다. 청약 마지막 날에 투자자가 다소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구조. 출처/코람코자산신탁
 
증권사별로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에서 모집한 결과가 6.298:1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대표주관사로 전체의 57.8%인 1232만주의 공모를 책임진다. 다만 다른 인수단은 다소 부진한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003540)이 300만주, 한국투자증권 200만주, 신영증권(001720) 200만주,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200만주 등의 물량을 가져간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공모가는 5000원으로 총 공모주식수는 2132만주에 이른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그동안 침체됐던 공모리츠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직전에 상장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청약 경쟁률이 0.23:1로 청약이 미달됐으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2.6:1에 그쳤다.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통해 기초자산의 투자성을 인정받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교보생명, 현대오일뱅크, KDB생명보험 등 다수의 기관투자자를 통해 약 2500억원을 미리 조달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SK네트웍스(001740)의 직영 주유소 187곳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일부 입지가 좋은 자산은 향후 밸류애드(가치증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가 투자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산 자체의 투자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재간접리츠 형식이 아닌, 실물자산을 편입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투자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해서 공모리츠 투자심리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고,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와 줘야 주가가 쭉 올라가는 힘을 받는다”라며 “이런 점에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재간접리츠가 아닌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적인 공모주 청약을 살펴볼 때 이번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청약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공모주인 이루다, 영림원소프트랩, 한국파마 등의 경쟁률이 모두 2000:1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공모리츠의 청약 성적은 이를 크게 밑돈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나 2차 전지 등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데다 일부 공모리츠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이 겹치면서 공모리츠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