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주의' 꼬리표 뗀 예스24 "유사문제 발생 가능성 적다"
“금융자산 평가보고서 수령 시점 등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뿐…시스템 문제없어”
공개 2020-03-16 09:2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및 투자주의환기종목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회사 측은 비적정 평가 원인이 구조적 문제 아닌, 금융자산 평가보고서 수령 지연 등의 일시적 원인에서 발생했던 것이므로,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예스24(053280)는 투자주의환기종목에서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예스24는 지난해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기업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을 경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다.
 
삼일회계법인은 “예스24는 결산시까지 중요한 회계처리 방법이나 금액의 결정에 대한 회사의 자체능력이 미비하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예스24가 제시한 재무제표와 삼일회계법인이 검토한 내용 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시 예스24는 보유 중인 증권·펀드 등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평가를 위해 외부기관에 평가보고서를 의뢰했고, 검토를 늦게 받은 자산에 대해서는 원활한 회계처리를 위해 손실을 임의추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예스24의 임의 추정치와 평가보고서 종합결과 사이에 70억원가량의 차이가 났다. 공정가치평가금액은 말 그대로 평가금액이므로 현금흐름과 무관하지만, 손익계산서 상 기타손실 등으로 계상돼 당기순이익 등을 좌우한다.
 
즉, 회계 처리에 따라 70억원의 손익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삼일회계법인은 이 점을 묵과하지 않고 원인을 지적해 결과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미흡이라는 결론을 내게 된 것이다. 감사인 의견 반영으로 예스24의 2018년 별도 기준 기타손실은 99억원을 기록했고, 그 결과 당기순손실 규모도 전년 대비 79억원 증가한 89억원으로 불어났다.
 
예스24 종속기업으로 있는 베트남 법인 ‘HANSAE YES24 VINA’의 손상처리 과정에서도 의견 차이가 일부 발생했다. 예스24는 2018년 베트남 법인에 1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베트남 법인의 손실 및 자본잠식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보니, 삼일회계법인은 유증으로 취득한 주식을 당해 손상처리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반대로 회사 측은 성과를 일부 보고 손상처리하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예스24는 삼일 측 의견을 받아들여 관련 사항 손상을 인식했다. 금액 차이가 금융자산 평가액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이가 발생한 만큼 내부회계관리제도 평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산광역시 서면에 있는 예스24 중고매장 전경. 사진/예스24
 
회사 측은 다방면의 보완을 통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 ‘적정’ 의견을 받게 됐으며, 회계 시스템 등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향후 유사한 문제의 발생 가능성도 매우 적다고 역설한다.
 
예스24 관계자는 “감사인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평가손실 보고서를 미리 받았고, 불가피하게 늦어지는 경우에는 충당금을 많이 설정했다”라며 “다만, 투자주의 환기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해 충당금을 기존 대비 과도하게 잡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충당금은 시장 업황 등을 고려해 설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계 프로세스 문제는 본래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예스24는 2018년 내부회계관리제도운영보고서에 ‘회계 프로세스 상에 회사 시스템상 고객의 개별 주문정보와 PG사 정산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인하는 매출대사 과정에서 유의미한 미비점이 발견됐다’라고 명시한 바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 내부 감사위원장은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시스템을 보완하여 향후 발생 가능한 오류를 차단할 뿐 아니라,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하는 등 주주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라고 권고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실제 매출 차이가 발생했던 것은 절대 아니며, 당사가 1년에 처리하는 데이터가 25억건에 이르다 보니 증명기간이 6개월가량 걸려 감사인께 올바로 제시해드리지 못한 등의 문제가 발생한 탓”이라며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내부회계관리제도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라며 “다만, 지적을 받은 만큼, 본래부터 변경하기로 예정된 ERP 등 회계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외부에 소명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스24의 2019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7억원 증가한 38억원을 달성했다. 흑자전환이다. 금융자산 평가내용 등이 반영된 기타손실이 직전연도 대비 71억원 감소한 28억원을 기록했고, 반대로 영업이익은 동 기간 대비 427% 증가한 94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됐다.
 
예스24 관계자는 “도서사업 부문 수익 창출력이 강화된 덕분”이라며 “연결 자회사 영업실적 개선도 기여했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