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인 덮친 '코로나19'…애경유화 타격 불가피
코로나19로 중국법인 생산중단 연장
중국법인, 애경유화 전체 매출 20% 차지
공개 2020-02-19 09:2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애경유화(161000)의 중국 법인인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 생산재개 시점이 연장됐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억제되지 않는다면 생산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어 실적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최근 애경유화는 종속회사인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의 생산 재개 시점을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생산 중지에 들어간 후 코로나19로 연장된 춘절 연휴 기간이 끝난 10일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7일 뒤인 17일 생산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와 방역 등의 문제로 중국 내 도시 간 물류 이동 제한, 중국 지역별 관리 기준에 따른 일부 직원 복귀 지연 발생이다. 또한 현재 중국 내 물류시스템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만큼, 상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제대로 판매가 되지 못한 것이란 판단도 주요했다.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 순이익 추이.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순손실을 기록 중인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에 이번 조치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경유화는 2006년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를 사들였으며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는 애경유화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익성에는 큰 기여를 못하고 있다.
 
2013년 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후 2014년 7000만원, 2015년 -4억원, 2016년 10억원, 2017년 8억원, 2018년 -12억원 등 적자 규모가 더 컸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 6000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 3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만약 흑자전환에 성공한다고 해도 순이익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장기화되는 데 있다. 생산 재개 시점이 17일에서 더 미뤄질 경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현재 애경(영파)화공유한회사가 위치한 중국 닝보시는 봉쇄 또는 봉쇄에 준하는 관리지역이다. 지역 폐쇄로 인해 물류 문제, 인력 부족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애경유화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생산 재개 시점이 변동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은 세계 석유화학 수요의 43%를 차지하는 최대 수요처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가 줄어들 경우 판매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디옥틸프탈레이트(DOP) 2월 첫째 주 가격은 1톤당 1170달러로 전주 대비 0.8% 하락했다. 제품 생산과 물류 차칠에 가격 하락까지 이어지면서 당장 1분기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애경유화 2019년도 실적.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애경유화 전체적으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유화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1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10%, 당기순이익은 484억원으로 38.6%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0.4%p 떨어졌다.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이슈 등으로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스프레드)가 줄어들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력 제품인 무수프탈산(PA) 가격도 내림세다. 2월 첫째 주 1톤당 가격은 900달러로 전주 대비 1.6% 떨어졌다.   
 
애경유화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을 때 중국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중국 내 GDP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슈라고는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