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피어오르는 IHQ…몸값 얼마나 낮춰지나
통신·방송 결합에 OTT 떠오르자
콘텐츠 수요 늘며 주목도 커져
공개 2020-01-29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인수합병(M&A)을 통한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 속에 IHQ(003560)를 둘러싼 매각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드라마·영화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큰 인기를 끌면서 중요해진 콘텐츠 자체 생산 능력 덕분이다. 다만 매각 가격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몸값은 처음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던 2017년 보다 낮춰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IHQ는 과거 매각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경험이 있다. 최대주주인 딜라이브가 지난 2016년 출자전환한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2017년 11월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8년 4월 공식적으로 매각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끊임없이 매각설은 나왔다. 특히 지난해 LG유플러스(032640)LG헬로비전(037560)(CJ헬로비전) 인수 확정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허가 등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남아있는 딜라이브가 유력 매물로 떠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은 오는 5월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 채권단은 45.48%(딜라이브 34.65%,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비 10.83%)를 갖고 있는 IHQ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HQ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콘텐츠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강점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HQ의 연결 기준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케이블 광고시장 침체 영향으로 주 수입원인 광고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IHQ 미디어사업 부문 광고 수익은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현대차증권(001500)은 IHQ의 2019년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IHQ는 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늘렸다. 실제 2017년 3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그중 2편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한 IHQ는 2018년 5편의 드라마 제작과 3편의 IP를, 2019년에는 8편의 드라마 제작과 4편의 IP를 확보했다. 다양한 전문 장르 채널 6개를 보유한 만큼, 오리지널 채널 프로그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OTT가 중요한 플랫폼으로 떠오른 것은 IHQ에 긍정적이다. OTT는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표적인 업체로는 유튜브와 넷플렉스가 꼽힌다. 국내에는 SK텔레콤(017670)과 지상파가 협력한 웨이브(wavve)와 KT(030200)의 시즌(Seezn)이 대표적이다.
 
후발주자 격인 국내 OTT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체 생산 콘텐츠다. 해당 플랫폼에서만 제공하는 콘텐츠가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1월 카카오(035720)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카카오가 갖고 있는 IP를 활용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선언했다.
 
드라마 제작 및 IP확보 추이. 출처/IHQ
 
IHQ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자체 IP를 갖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통해 김우빈, 김유정, 김하늘, 장혁, 조보아 등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업체에게 매력적이다.
 
더구나 디즈니 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의 계열사 A&E텔레비전네트웍스코리아가 IHQ의 지분 4.9%를 갖고 있는 주요 주주라는 점은 디즈니플러스와 IHQ의 협업 가능성을 키운다.
 
매각가가 2017년보다 낮아져 매각이 수월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매각가는 2500억원 내외로 예상됐다. 딜라이브와 딜라이브강남케이블이 보유한 지분 전량에 A&E텔레비전네트웍스코리아에 지분을 매각했던 2016년 당시 기준가인 주당 2500원을 적용, 경영권 프리미엄 50%를 고려해 나온 가격이었다.
 
하지만 현재(22일 종가기준) IHQ는 1주당 1835원인 데다가 2019년은 영업손실이 유력한 만큼 부진했다. 한 주당 1835원으로 가격을 추정하면 매각가는 2000억원에 못 미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들의 합종연횡 및 글로벌 OTT 사업자들도 서비스 출시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IHQ 매각에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